비례대표 후보 경선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통합진보당은 7일 당대표 회의를 열고 후속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비례대표 사퇴는 없다"는 이정희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의 거센 항변에 별 소득없이 회의를 마쳤다.
현재 비당권파는 당 지도부와 비례대표들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당권파는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는 부실했으며, 문제가 있다면 '당원총투표'를 실시해 재신임 받겠다고 맞서고 있다.
당권파가 민심을 잃고 당 안팎으로부터 '난타' 당하고 있음에도 비당권파의 요구에 맞서면서 당내 갈등이 극에 달하자 정치권에서는 결국 분당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로선 당을 쪼개도 당권파로서는 크게 손해볼 것이 없다. 당권파는 이번 총선에서 김미희ㆍ김선동ㆍ오병윤ㆍ이상규 등 4명의 지역구 의원을 배출했고, 이석기ㆍ김재연·윤금순 등 3명의 비례대표도 당권파에 속해 당내 원내 지분이 압도적이다. 만약 당이 깨진다고 해도 나머지 비례대표 4석 중 일부도 당권파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당권파는 당 안팎으로부터 비난을 받거나, 비당권파가 당을 떠나도 19대 국회에서 국정 운영에 참여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해석이다.
반면 비당권파는 당을 쪼갤 경우 비례대표 의석은 모두 포기해야 해 지역구에서 당선된 노회찬·심상정·강동원 3석에 의존해야 해 정치세력으로서 잔존 여부가 불투명하다. 때문에 비당권파는 '분당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당권파를 향해 거칠게 공세를 펴기도 어운 실정이다.
또 오는 12일 열리는 당 중앙위에서 현재의 당권 구도가 현재의 '경기동부+광주ㆍ전남'에서 '울산ㆍ인천 연합'으로 바뀔 수 있어, 비당권파로선 비대위 구성에 기대를 걸어볼 만한 상황이다.
통합진보당 노회찬 대변인은 이날 "전혀 상상하지 않고 있다. 상상하고 싶지 않다"며 "그것은 가서는 안 될 길이고 그런 상황이 와서도 안 될 것이라는 것을 어느 파에 속해 있든 다 절절히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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