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vs 신동빈… 전자랜드 놓고 또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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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08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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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마트에 이어 전자랜드로 전장 확장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전자랜드 인수를 놓고 또다시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하이마트 인수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전자랜드로까지 전장을 넓힌 셈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은 현재 전자랜드 인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측 모두 하이마트 인수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가전양판점을 놓고 자존심 싸움에 들어간 것이다.

◆ 하이마트·전자랜드 인수 통해 사업 확장 포석

정용진 부회장은 전자랜드 인수를 통해 가전 양판사업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전자랜드는 현재 11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어 단숨에 규모를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반값 TV, 가전 렌탈 서비스, 스마트TV 셋톱박스를 차례로 선보이며 가전 양판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표했다.

신 회장 역시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인수를 통해 단번에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다. 그동안 신 회장은 대형마트 중국 진출에서도 나타났듯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확장시켰다. 신 회장은 현재 숍인숍 형태의 롯데마트 디지털파크를 통해 가전 양판업에 진출한 상태다. 이번 인수전에서 승리한다면 그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경영능력'도 검증받을 수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인수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했다.

◆ 하이마트 인수금액 부담… 전자랜드로 선회?

업계에서는 현재 정 부회장이 하이마트를 포기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인수금액이 저렴한 전자랜드를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하이마트는 최근 주식 거래정지와 경영권 문제에도 불구하고 인수금액이 2조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비해 전자랜드는 최대 2000억원 선으로 비교적 싼 매물로 평가받고 있다.

신 회장 역시 하이마트 매각 일정이 늦어지면서 재무적 부담이 적은 전자랜드 쪽으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외 투자가 많은 롯데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하려면 추가 차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롯데쇼핑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72.9%·11.7%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현재 추진 중인 하이마트·웅진코웨이·전자랜드 인수에 모두 나설 경우 차입금 규모가 불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쇼핑의 순차입금은 2조6700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 한상화 동양증권 연구원은 "두 기업 모두 동시에 하이마트와 전자랜드를 인수할 여력도 없고 큰 장점도 없다"며 "롯데는 추가 차입이 필요하고, 이마트가 하이마트를 인수하기에는 재무부담이 적지만 인수금액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은 하이마트의 성장을 보면서 전자랜드도 그만큼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신세계 관계자는 "전자랜드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검토하는 단계"라며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빠지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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