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정불안으로 국제 원자재값 줄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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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10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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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재욱 기자= 국제유가가 연일 하락세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도 맥을 못추고 있다.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며 원자재 가격을 끌어 내렸다. 유로존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 원자재 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는 것이다.

9일(현지시간) 국제 유가는 거래일 기준으로 6일 연속 하락했다.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0센트(0.2%) 빠진 배럴당 96.81달러까지 내려갔다. WTI가 97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근 100일 만이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 종가보다 0.27센트(0.24%) 밀린 112.9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최근 10일간 5.86% 급락한 가격이다. 배럴당 113달러는 밑돈 것은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상품 선물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취급되는 지수인 S&P GSCI 지수(24개 원자재가격 종합지수)는 최근 5일간 3.14% 급락했고 연초 대비 7.18% 빠졌다. 원자재 가격의 국제기준으로 간주되는 CRB지수(원유와 산업용원자재 등 주요 21개 상품선물 가격 반영)도 연초보다 14.32% 하락한 294.83이다.

금값도 출렁거렸다. 9일 6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10.30달러(0.6%) 밀린 온스당 1594.2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작년 12월30일 이후 최저가다. 6월분 은과 구리값도 연초 대비 각각 23.19%와 9.04% 빠졌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 자산이다. 하지만 유로존의 정치적 불안 등 불확실성이 불거지면서 매력을 잃었다.

투자자는 더 안전한 자산인 미국 달러화에 눈을 돌렸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US Dollar Index)는 9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연초보다는 7.35% 뛰었다. 달러화 강세는 금값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원자재가 하락은 유럽의 정치 리스크가 커진 탓이다. 지난 6일 치른 프랑스 대선과 그리스 총선에서 각각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측이 승리했다. 푸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는 긴축반대를 공약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그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합의한 ‘유로존 신재정협약’을 손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리스는 현재 정부 구성권을 가진 제2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구제금융을 받기로 하고 수락한 조건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그리스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한 정당이 나오지 않은 탓에 연정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다. 불안한 정국은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 가능성을 암시했다.

유럽의 정정 불안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 전망은 어두워졌다. 따라서 원자재 가격은 당분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의 핵문제가 최근 소강상태인 것도 국제유가를 끌어 내렸다. 금값도 최근 몇 달간 과잉 상승한 면이 있다.

다만 아시아의 수요 증가는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릴 요인이다.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의 원유 수요는 꾸준한 상황이다. 일본도 42년만에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이로써 원유 수입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JP모건 애널리스트는 “다가오는 여름이 뜨거울수록 원유 수요량은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국제유가의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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