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가 점차 상저하중(上低下中)·상저하저(上低下低) 모습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 대외변수 리스크를 지적했다. 국내 경제의 중국의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대외여건 변화가 하반기 경기를 결정하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오석태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상무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hard landing) 우려가 제일 큰 변수”라고 말했다. 오 상무는 “중국은 우리 수출의 30%나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국가”라며 진단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2년간 9% 이상의 분기별 성장을 해오던 중국이 힘을 잃는 모양새다. 2012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8.1%까지 고꾸라지면서 2분기에는 성장률이 8% 이하로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2013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4~5% 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극단적 의견도 내놓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성장이 한국의 수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중국 경착륙이 현실화되면 직격탄을 받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3%에서 3.4%로 하향조정한 이유를 높은 중국 의존도로 꼽을 정도로 민감한 부분이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1분기 대중 수출은 313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면 우리나라 총수출 증가율은 1.7%포인트, 경제성장률은 0.4%포인트 하락한다는 분석도 내놓은 바 있다.
유럽정변 리스크 및 재정위기는 하반기 경제에까지 짊어지고 가야할 상수가 됐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프랑스에서 17년 만에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신재정협약 유효성이 불투명해졌고,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이면서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일시적으로 하락세를 보이지만 안정국면까지는 접어들긴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팀장은 “지난해보다 상승률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일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제재논의가 본격화되면 국제유가도 변수가 커지고 여기에 투기심리까지 가세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대외변수가 큰 상황에서 정부가 할 일은 ‘중심을 잡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 연구위원은 “대외 여건의 영향이 커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지만, 연말 대선을 앞두고 생길 수 있는 정치리스크가 경제행위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초 예상했던 우리 경제의 1분기 바닥론이 힘을 잃고 점차 상저하중, 상저하저의 모습을 보이자 정부가 미리 준비해 놓은 미세 정책들을 꺼내 들고 있는 상황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1일 “(경기 활성화를 위한) 스몰 볼(small ball) 대책을 한 두개 정도 더 준비하고 있다”며 “기업투자 및 일자리 창출 대책에 이어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을 내놨고 다음주 중에 스몰 볼 시리즈의 세 번째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에 따라 재정여력이 없는 정부로서는 즉효 있는 대규모 재정투입 대신 세제혜택이나 제도 개선 등 미세 정책들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김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대선이 기업투자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스몰볼 대책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투자계획을 지연시키는 등의 일이 벌어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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