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이명박 정부 들어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이 추진됨에 따라 지난 2009년 공공기관 정원을 2만2000명 감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원이 감축되자 공공기관들은 정부의 정원 제약을 받지 않는 비정규직을 늘릴 수 밖에 없었던 것.
14일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27개 공기업, 83개 준정부기관, 176개 기타 공공기관 등 총 286개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는 지난해 총 4만1860명으로 2010년 3만8080명보다 약 10% 증가했다.
또 지난 1월 채용을 진행 또는 마감한 공공기관 가운데 비정규직을 뽑은 건수가 295건(상시 채용인 주택관리공단 제외)으로 정규직(80건)의 3.7배나 됐다. 비정규직 대책이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셈이다.
특히 새누리당은 지난 4·11총선을 앞두고 공약개발단에서 노동분야 정책을 맡고 있는 김성태 의원이 모 방송에 출연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과 공기업, 금융기관에서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를 하는 무기계약직 근로자는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전환이 이뤄질 경우 이는 정부 재정 차원에서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비정규직의 경우 임금이 정규직의 70∼80% 수준이고 정규직의 평균보수(약 6000만원)를 감안하면 매년 4800억∼7200억원의 인건비가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
한편 현대자동차 노사가 이번주부터 올해 임금협상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노조가 요구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협상 결과에 따라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의 수가 증가추세에 있는 공공기관의 추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지난 10일 임금협상안에서 제시한 핵심 요구안은 세 가지다. 즉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재벌의 사회적 책임 수행’이며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항목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이다. 현대차의 경우 보유 조합원 수만 4만5000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사업장으로 노사협상 향배에 따라 국내 노사관계 지표에 미칠 영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는 신중히 지켜봐야 할 문제”라면서 “추후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비정규직의 처후 개선을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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