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지역 아파트 왜 안팔리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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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5-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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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서·강북권 분양아파트, '고분양가·중대형' 많아 골치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서울지역 부동산시장에서 저평가 지역으로 꼽히는 곳에서 요즘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이 물량 소진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강서·강북권에 나온 신규분양 가운데 중대형아파트 상당수가 미분양 상태다. 이는 건설사들이 향후 개발 가능성만 보고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를 책정하거나 중대형 물량을 여전히 많이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 과잉도 주된 원인이다.

주택 업계 및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서울의 대표적 저평가 지역인 강서·강북권(수도권 포함)에 올해 1~5월 나온 신규분양 사업장은 10여곳으로, 이 중 35% 정도가 미분양 상태다. 지난해 나온 신규물량도 비슷한 상황이다.

서울 강북권에 위치한 은평구에서는 지난 4월 분양한 녹번역 센트레빌이 대거 미분양됐다. 순위내 청약에서는 전용면적 59㎡를 제외하고 모두 미분양 상태로, 한달만에 분양가를 7% 가까이 낮췄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현대건설이 인근에 선보인 백련산 힐스테이트보다 분양가를 3.3㎡당 200만원 싸게 내놨지만 청약에서 실패했다.

현재 입주가 마무리 중인 백련산 힐스테이트도 중대형 위주로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 주변 부동산 중개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미분양 털어내기 차원에서 조만간 분양가 인하에 들어갈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두 아파트 모두 인근에 위치한 기존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높은 편이다. 인근 K공인중개소 사장은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주변의 기존 아파트보다 무려 1억원 정도 비싸다"며 "요즘 같은 집값 하락기에 누가 비싼 아파트에 관심을 갖겠느냐"고 말했다.

강서구 지역 상황은 더 심각하다. 마곡지구 개발이라는 대형호재 하나만 믿고 주변에 고분양가의 신규 공급이 크게 늘면서 미분양이 대거 양산됐다. 지역 랜드마크 단지로, 지난해 분양한 강서 힐스테이트와 강서 자이도 여전히 미분양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 두 아파트는 3.3㎡당 분양가가 1700만~2200만원대로 주변 시세보다 많이 비싸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다.

이달 초 분양한 강서구 염창동 쌍용예가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1580만원대로 두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해 순위 내에서는 일단 마감됐다. 하지만 이 아파트도 주변 시세(3.3㎡ 1300만원대)보다는 여전히 높은 편이어서 미계약 물량이 나오고 있다.

얼마 전 대우건설이 구로구 개봉동에서 분양한 개봉 푸르지오도 중대형은 모두 순위내 미달됐다. 평균 분양가가 3.3㎡당 1400만원에 육박해 주변 아파트 시세( 3.3㎡당 1100만원)보다 높은 편이다.

마포구 합정동에서 GS건설이 지난 2008년 분양한 서교 자이는 당시 3.3㎡당 2800만원의 고분양가를 책정해 비아냥을 샀다. 그 결과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고, 입주를 시작한 현재도 일부 물량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 조사 결과, 서울 강서구 지역 분양가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7년동안 2배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이후 분양가는 더 올라 여전히 서울·수도권 수요자들에게는 내집 마련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건설사들은 이에 대해 할말이 많다. 건축비 상승 요인이 많았고 땅값도 올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형업체 한 임원은 “자재값 등 건축비가 많이 올랐고, 땅값에 따른 금융비용도 많이 들어 분양가를 오래된 주변 아파트에 맞출 순 없다”며 “하지만 저평가 지역은 앞으로 개발 호재가 많은 만큼 가격 상승 요인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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