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기자="내가 정말로 동시를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을 절실히 한 것은 손자가 생기면서다. 서로 이웃해 살면서 손자와 만날 기회가 잦았고 이미 나도 많은 일에서 손을 떼어 손자와 보낼 시간이 충분했다. 나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손자의 생각과 행동을 읽으면서 이것을 형상화하면 정말로 훌륭한 문학이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어쩌면 성인의 삶을 그리는 것 이상의 본격적인 인간탐구의 문학이 될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그래서 동시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 작정했듯 한 권의 동시집이 될 만큼의 동시를 써 보니 동시를 쓰는 일은 역시 즐겁다."
77세의 원로시인 신경림이 처음으로 동시집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면서’를 펴냈다.
민중시인으로 꼽히는 그가 손자와 친구가 되어 바라보는 세상은 맑고 깨끗하다.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열 시까지 갈게”/엄마는 야근 아빠는 회식/학원에 갔다 와서/라면 하나 먹고(중략)/텔레비전을 틀었다가/핸드폰을 열었다가/깜박 텔레비전 앞에/잠이 들었다/ 이윽고 귓전에/엄마 목소리/“얘는 날마다 텔레비전만 보나 봐/. 시집의 타이틀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면서'다.
'어른 안의 아이’된 모습으로 천진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이번 동시집은 유희과 계몽을 입은 여타 동시집과는 결을 달리한다.
왜 뒤늦게 동시를 쓰게 되었던것일까. 시인에게 있어 동시란 어떤 것을 의미할까.
그는 책에“나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손자의 생각과 행동을 읽으면서 이것을 형상화하면 정말로 훌륭한 문학이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어쩌면 성인의 삶을 그리는 것 이상의 본격적인 인간 탐구의 문학이 될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104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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