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좋아하는 친구 살해 후 투신한 중학생 "날 피하는 것 같아"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부산에서 남자 중학생이 평소 남자 친구를 목 졸라 살해하고 자신은 아파트 옥상에서 스스로 몸을 던져 숨졌다.

지난 24일 오후 11시41분께 부산 사상구 한 아파트 현관입구에 D중학교 3학년 A(16)군이 쓰러져 숨져 있는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아파트 인근 앞길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 B(16)군을 노끈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이 아파트 25층으로 올라가 투신했다.

두 학생을 최초 목격한 주민 염모(36)씨는 "당시 길가에 쓰러져 있는 B군 위에 A군이 올라타 있는 장면을 봤다"면서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제가 안 그랬어요'라며 A군이 아파트 입구쪽으로 달아났다"고 말했다.

B군이 숨져 있던 현장에는 목을 조르는데 사용한 노끈과 길이 30cm 크기의 흉기가 놓여 있었다. B군의 몸에는 목에 난 졸린 흔적 외 다른 외상은 없었다.

경찰은 사건 전후 전화통화나 메시지 내역을 알기 위해 비밀번호가 걸려 있는 A군의 휴대전화를 제조사에 맡기는 한편 그가 남긴 메모와 인터넷 등에 올린 글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A군의 주머니에서 이날 오후 8시께 인근 마트에서 노끈을 산 영수증을 발견해, 경찰은 A군이 B군을 계획적으로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경찰은 A군이 B군을 평소 좋아해 게임을 같이하자며 따라다녔지만 그때마다 거부당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았다는 학교와 학생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