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경영을 위해서는 모기업인 지주 측 추가 출자를 통한 재무개선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증자와 자본잠식을 번번이 되풀이해 온 계열사가 대부분이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금융감독원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농협경제지주 산하 24개 비금융 계열사 가운데 10개사(41.67%)는 2011회계연도 말 현재 전액 또는 부분 자본잠식을 기록했다.
해당 계열사는 농협물류와 농협한삼인 농협대전유통 농협목우촌 대우로지스틱스 부산신항CFS 대우알앤에스 글로벌오토테크놀로지 디로지텍 성화지티엘이다. 이 가운데 글로벌오토테크놀로지 디로지텍 성화지티엘 3개사는 2011년 말 현재 자본금 전액을 잠식당했다.
농협경제지주가 80% 이상 지분을 가진 운송업체 농협물류는 2006년 전자공시를 통해 확인 가능한 첫 자본잠식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2008년 42억7500만원 상당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280억원에서 322억7500만원으로 늘린 지 3년 만인 2011년 다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농협경제지주가 100% 지분을 가진 인삼식품업체 농협한삼인 또한 2009년 37억9000만원 상당 유상증자를 실시한 뒤 이듬해 곧바로 자본잠식을 나타냈다. 2011년에는 증자액이 317억4300만원까지 늘어난 데 비해 같은해 연말 자본잠식이 지속됐다.
농협물류나 농협한삼인은 설립 10년 내외 회사로 여전히 ‘자본잠식→증자→자본잠식’이라는 악순환을 되풀이해 정상경영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나머지 자본잠식 계열사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경영악화로 증자와 자본잠식을 되풀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설립 3년 미만 초기에는 크게 투자를 일으켜야 하는 시기로 자본잠식을 겪기도 한다"며 "반면 세운 지 10년 내외인 성숙 단계에서도 이를 반복한다면 체질 자체를 바꾸기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농림수산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 관계자는 "농협법 개정 초기라 전체적인 재무현황에 대한 파악이 아직 안 된 부분도 있다"며 "농협지주를 통해 세부 상황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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