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한국이 20-50클럽을 넘어 진정한 세계 리더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20일 전문가들은 20-50클럽 국가의 위상을 유지하자면 무엇보다 성장동력 확보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경제 시스템 및 구조를 개혁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팀장은 “생산가능인구 측면에서 생각해볼 때 저출산 문제로 인구가 하락하게 되면 노동효율성을 높인다든지, 아니면 대체인력을 증가시키는 등 다른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며 “여성인력을 보다 더 많이 투입시키고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도 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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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다문화 사회 수용과 연결이 된다.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선 동질적인 사회가 유리하지만 경제 규모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성장의 폭과 깊이를 더할 수 있는 다문화 사회로 가는 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IMD(스위스국제경영개발원)가 지난해 발표한 ‘개방성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6.19를 기록했다. IMD가 각 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그 나라 국민들의 자신에 대한 태도를 설문해, 지수화한 것이다. 한국의 지수 6.19는 독일(6.65), 미국(6.82), 영국(7.66) 등 다른 ‘20-50 클럽’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도 “인구가 많은 것은 강대국이 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지만 노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문제”라며 “출산율과 노령화의 균형이 맞지 않음으로써 근본적으로 ‘잘 살 수 있는가’ 의문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제 시스템 및 구조를 개혁하고 금융시장을 포함한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신석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경제 시스템이 중요하고 또 그것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하느냐가 관권이다”며 “그러나 아직도 제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여지는 많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이라는 것은 자원을 배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돈이 경쟁력 있는 기업에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는 자금 중개의 기능을 말한다. 앞으로 이런 부분에도 효율성을 높여 생산성을 더 배가시킬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대기업·중소기업, 부자·서민 간의 양극화 문제도 세계 리더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진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내적으로 가계부채와 소득 양극화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으며 거시 건전성 측면에서 돈의 흐름이 불안한 것도 문제”라며 “대외적으로는 유럽 재정위기와 아직 활발한 회복세가 아닌 미국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도 경제의 양극화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그는 “대기업과 고소득층이 경제를 지배하면서 자신들만 잘 사는 구조를 만들었다”며 “이를 해소함과 동시에 어떻게 해야 모든 국민이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20-50은 결국 1조 달러짜리 경제 규모가 됐다는 얘기지만 1조 달러 경제가 독자 생존이 가능한 것인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50클럽 가입 나라들 중 유럽 국가들은 독자생존이 불가능하기에 유럽연합(EU)을 만들었지만 현재 상황을 볼 때 결과가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한국은 성장과 소득을 확대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만 유럽처럼 공동시장을 만들 수 없기에 딜레마에 빠져있는 상황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 일본에 비해 인구와 소득에 있어 절반 수준 밖에 안 되는 등 사이즈가 애매모호하다”며 “독자생존이 가능 하려면 소득이 적어도 4조 달러는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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