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위원장은 그동안 자신이 강조해 온 비전인 ‘국민이 행복한 나라’보다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캐치프레이즈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박 전 위원장이 정치를 하는 목표라고 밝힌 ‘안거낙업’(安居樂業·근심 걱정 없이 생업을 즐기며 산다)과 일맥상통하는 문구지만, 다소 추상적이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박 전 위원장의 2007년 대선 출마 선언문 제목은 ‘5년 안의 선진국, 다시 한 번 기적을 만들겠습니다’였다. 당시 경선 화두로는 ‘산업화·민주화 세력이 손잡은 선진국 건설’, ‘5년 내 선진국 도약’ ‘줄·푸·세(국민부담 줄이기, 규제 풀기, 법질서 세우기)’ 등을 대표공약으로 내세웠었다.
1일 복수의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에 따르면 이번 출마 선언문에는 민생과 미래, 함께의 의미가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제민주화와 복지, 양극화 해소를 중심 기조로 미래를 위한 새로운 변화와 비전, 그리고 국민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만큼 여성, 장애인 등 사회 취약 계층을 보듬는 문구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총선 때 ‘우리의 이념은 민생’을 내세웠던 것처럼 이념 갈등을 조장하는 내용은 빠질 가능성이 높다.
또 유럽발 금융위기와 대북 관계에 대한 언급에도 비중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야권과 당내 일부 대선주자들의 ‘유신 공세’에 맞서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2007년 당시에는 “제 아버지 시대에 불행한 일로 희생과 고초를 겪으신 분들과 그 가족분들에게 항상 송구스럽고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한 박근혜 캠프 인사에 따르면 박 전 위원장은 늦어도 오는 5일 이전에 캠프 개소식을 하고 출마 선언은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10일 직전에 할 예정이다. 캠프 사무실은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옆 대하빌딩 2층으로 확정된 상태다.
이 인사는 “당초 캠프는 6월 중 개소, 2일 출마 선언으로 계획됐으나 국회 개원 이후 출범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주일 정도 늦춰졌다”면서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전 특임장관 등 비박(비박근혜) 주자 3인방에게 경선에 복귀할 명분과 시간을 주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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