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급발진, 마녀사냥으론 해결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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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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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급발진이 연일 화제다. 인터넷을 통해 급발진 추정 사고 영상이 끊이지 않고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3일에도 ㅍ사 차량이 갑자기 후진하며 부딪힌 사고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졌고, 4일 운전자가 결국 사망,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황상 아직 급발진 사고라고 확신할 순 없지만, 이미 영상은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급발진 사고. 한두 해 된 문제가 아니다. 국토부(당시 건교부)는 1999년에도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정밀 조사에 나서기도 했으나, 결국 무위로 끝났다. 법적으로 입증할 방법이 없었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비단 국내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전 세계적인 문제다. 다만 블랙박스와 인터넷 보급률이 모두 높은 국내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을 뿐이다. 전 세계에서도 국내 급발진 영상에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직 한 번도 입증되지 않은 급발진 사고에 대한 가장 구체적 증거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실제 일어나지만 법적으론 인정받을 수 없는 괴리 때문에 공공연하게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저마다 급발진을 막을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물론 원인 자체가 불확실하고, 그 발생 비율이 워낙 낮다. 대책 역시 완벽할 순 없다. 최근 블랙박스 업체들이 2채널 카메라를 이용 발 밑을 촬영하는 제품을 내놨다. 만에 하나 ‘엑셀은 밟지도 않았는데 차는 급가속 했다’는 사례가 나온다면, 소비자 과실 없음을 명백히 입증할 수 있는 세계 최초 사례가 된다.

2차 피해도 우려된다. ‘마녀사냥’ 때문이다. 4일 사고로 ㅍ사는 비상이 걸렸다. 경찰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문제 있는 차’로 낙인찍힌 듯 하다. 네티즌은 물론 인터넷 언론도 각종 자극적인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ㅍ사 오너들은 ‘나도 설마…’ 하며 벌써부터 걱정이다. 하지만 과하다. 너무 이르기도 하다.

급발진 추정 사고가 유독 많은 브랜드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급발진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회사도 없다. 각종 통계치를 보면, 많이 팔리는 순서대로 급발진 추정 사고도 많을 뿐이다. 물론 전체에서의 비율은 극히 미미하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후, ㅌ사의 급발진 사고가 미국에서 큰 이슈가 됐다. 이제 와서 말할 수 있는 건, 이 사건이 미국 자동차 회사를 살리기 위한 ‘마녀사냥’으로 활용됐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라는 점이다. 급발진 그 자체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당장 업계는‘마녀사냥’에 따른 2차 피해도 막아야 할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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