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장관들 올 여름휴가 가도 안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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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10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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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종 현안에 국회 늑장 개원으로 발목잡혀<br/>외부 일정 낀 ‘무늬만 휴가’…덩달아 직원들 ‘언감생심’

▲(왼쪽부터)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김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아주경제 경제부= 경제부처 수장들이 여름 휴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오랜 만에 떠나는 휴가를 ‘어떻게 보낼까’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 게 아니라 마음놓고 휴가를 갈 수 있는 날짜가 잡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외불안 등 산적한 현안이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특히 19대 국회가 한 달 가까이 표류하다가 지난 2일 겨우 문을 열어 다음달 5일까지 열린다. 이 기간에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대정부질의, 각 상임위별로 소관 부처 업무보고 등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9일 현재 경제부처 수장들은 지난 3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연 국무회의에서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장·차관은 물론 중앙부처·공공기관 직원들의 국내 휴가여행을 적극 권장했지만 실제 2~3일의 짧은 휴가를 계획했거나 일정을 못 잡고 있는 경우도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작년에 토요일·일요일을 끼고, 강연일정 넣어 3박4일을 다녀왔다. 그러나 올해는 좀 짧은 휴가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18일 제주에서 열리는 ‘대한상의 제주포럼’ 참석을 시작점으로 21일 오전 기업인들과 만나 ‘2012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설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회 늑장 개원 탓에 20일 국회 대정부질 참석을 위해 하루 앞당겨 19일 서울로 올라온 후 국회 일정을 소화한 뒤 다시 제주 강연에 다녀오는 일정을 잡았다. 결국 ‘무늬만 휴가’인 셈이다.

다른 부처의 사정도 비슷하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달 말 전경련 주최 ‘제주도 하계포럼’과 연계해 2박3일 정도 짧게 가족들과 ‘망중한’을 보낼 예정이다.

세계 경기둔화 가능성 등으로 하반기 경제 환경이 점점 더 불투명해진 데다 하반기 전력수급, 기업 구조조정, 임금·단체협상 등 현안이 산적해 있어 자리를 따로 비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내달 1~3일에 휴가를 갈 계획인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마음 편한 휴가를 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 장관은 작년 수해 피해로 인한 농산물 값 급등으로 휴가 첫날 저녁에 과천정부청사로 복귀해 업무를 봤다. 올해도 날씨라는 상수에다가 국회 일정이라는 변수까지 생겼다.

다만 서 장관의 휴가지는 미정이지만 고향 청주로 내려가 농사일을 도울 예정이었던 만큼 고향에서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도 4박5일간의 장관급 휴가 일정 중 2박3일을 잡아놓은 상태다. 내달 1~3일까지 휴가를 계획하고 있으나 역시 국회 일정의 변수에 따라 휴가 일정이 취소 또는 연기될 수 있다는 게 공정위 측 입장이다.

이처럼 장관들이 휴가를 보내는둥 마는둥 하다보니 자연히 직원들에게도 휴가는 먼 얘기다.

재정부의 한 과장은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되도록 지난주부터 이번주 금요일(13일)까지 휴가를 다녀오라고 하지만 선뜻 가겠다는 직원은 한정적”이라고 전했다.

심지어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국정감사가 8월 중하순에 열릴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도 떠돈다. 일반적으로 국정감사는 9월 중순에나 열리지만 올해는 대선을 앞두고 있어 국감이 당겨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재정부의 한 간부는 “당장 다음달 초에 세법개정안이 예정돼 있는 데다 국회의 정부 예산 결산 및 심의 등도 있다”며 “소문처럼 국감이 8월에 열리게 된다면 직원들은 휴가 없는 여름을 보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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