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국은행은 세계 및 우리 경제에 대해 대체로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해 왔다. 최근 공개된 제11차(6월8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봐도 금통위원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낙관론을 고수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결국 한국은행은 얼마 전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경제성장률도 하향 조정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도 저조하게 나오고 상반기 경제성장률도 소폭 내려가자 한국은행도 다소 위기감을 느끼는 모습이 역력하다.
26일 금통위 의사록을 살펴보면 고집스러울 정도로 경제 전망에 낙관적인 한국은행에 대한 일부 금통위원들의 비판이 잘 나타나있다. 한 금통위원은 "한은은 올 상반기 중 유로지역 재정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보면서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형태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유로 재정위기가 앞으로 상당기간 명확한 해결점을 찾지 못한 채 관련 국가의 재정위기가 순차적·동시다발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다른 위원도 "유로지역 재정위기 심화,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으로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경제심리 변화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하게 점검해 경제전망 때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1997년 외환위기 당시보다 개선됐고, 2008년 리먼사태와 비교해서도 가계부채 문제가 심화된 것 외에 실물부문에서는 큰 변동이 없다며 낙관적인 견해를 유지했다. 경기 측면에서도 대외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과 현재 완화 기조가 지속된다는 점을 들어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를 진작시키는 효과는 크지 않다고 판단, 기준금리를 3.25%로 유지했다. 무려 12개월째 동결이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한은이 경제전망 낙관론에 무게를 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로 한 달 뒤 7월 금통위에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3.0%로 전격 인하했다.
이어 올해 경제성장률도 지난 4월 발표한 연3.5%보다 0.5%포인트 낮춘 3%로 수정했다. 당시 신 운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유로지역의 불안이 최소한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 전망에서는 유로 지역의 불확실성 등으로 상방리스크보다 하방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3.0% 달성도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 2분기 실질 GDP도 전분기대비 0.4% 성장에 그쳤고, 이에 따라 상반기 성장률도 2.7%에서 2.6%로 0.1%포인트 떨어졌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 25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하지만 하방 리스크가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이 실질적으로 그동안의 낙관적인 전망에서 한 발 물러난 셈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낙관론과 비관론 이분법적으로 평가하고 전망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이 다소 오락가락 하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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