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의 쇠락' 20년전 일본 따라가나?..매출 답보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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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31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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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백화점 포화상태..소비자들은 저렴한 상품 구입나서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백화점 시대가 저물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월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던 백화점들이 올해 들어서는 계속 제자리걸음 중이다. 지난 6월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일본 사례를 들어 단순히 불황의 문제가 아니라 백화점 시대가 저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백화점들이 트렌드 변화를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해 현재 퇴보 중이라고 밝혔다. 90년대 후반 일본 백화점들은 소비자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며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백화점은 1991년 전체 매출액이 12조엔으로 최고치를 달성한 이후 하락세가 지속, 1997년부터 현재까지 15년 연속 추락하고 있다. 311개(99년)였던 매장은 폐업이 속출하면서 현재 250여개까지 줄었다. 현지에서는 백화점 시장이 30년 전 수준으로 퇴보했다고 평가했다.

통상 일본과 한국의 유통 트렌드가 20년 정도 차이나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을 벤치마킹한 국내 백화점들도 이미 동일한 위기가 찾아왔다는 주장이다. 실제 국내 백화점들은 포화상태로 접어든 지 오래고, 소비자들은 저렴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채널로 이동하고 있다.

◆ 소비자 "굳이 백화점 갈 필요 없다"

국내 백화점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고소득층을 비롯한 중산층의 탈출이다. 구매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굳이 백화점에 가지 않아도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매출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는 고소득층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 매년 20% 이상이던 명품 성장세가 올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명품=백화점이라는 공식이 무너진 것이다. 반면 소비자들은 값 싼 명품을 살 수 있는 면세점이나 온라인·병행수입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중산층도 백화점을 떠나고 있다. 주머니가 가벼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SPA 브랜드로 발길을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백화점에 들러 상품을 확인하고 인터넷을 통해 싸게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화되면서 쇼핑 이외에 영화·외식·미용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몰링(Malling)'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이 증가하는 것도 백화점의 위기를 앞당기고 있다. 백화점이 고가 상품을 판매하는 역할만 해서는 더 이상 생존이 힘든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 프리미엄 아울렛 등 새로운 돌파구 찾아라

유통업체들도 이 같은 분위기를 이미 감지하고 있다. 최근 새로운 업태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명품 아울렛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프리미엄 식품관·드럭스토어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소위 백화점 빅3는 현재 프리미엄 명품 아울렛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히 쇼핑 공간이 아닌 영화관·전시회·식당 등 고객들이 하루 종일 즐길 수 있는 몰로 꾸미고 있다.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온라인 사업의 경쟁력도 키우고 있다. 신세계와 갤러리아는 프리미엄 식품관을 차별화해 고소득층 소비자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들이 소비자 트렌드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면 일본처럼 쇠락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며 "기존의 백화점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업태를 개발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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