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도부는 지난 6월말 1850만 위안(한화 약 33억원)을 들여 홍보영상을 제작했으나 이 가운데 제작자인 장이머우(張藝謀)감독에게 건네진 250만 위안(한화 약 4억4000만원)을 제외하고는 예산용처가 불분명해 주민들사이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고 신징바오(新京報)가 31일 보도했다.
장이머우 감독이 받은 250만 위안(세금제외)의 개런티외에 실제 제작비는 6~700만 위안으로 알려져 대중들은 남은 700만 위안이 누구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갔는지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중국 통계청이 중국 명감독이 제작했다는 철도부의 엉성한 홍보영상에 들어간 정부자금이 1850만 위안에 이른다고 폭로해 중국 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철도부가 공개입찰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장이머우 감독은 2009년 '신스커(新時刻)'라는 제작사와 홍보영상 관련계약을 체결하고 개런티를 받았으며 당시 감독의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는 항목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1년 신스커가 철도부를 상대로 장이머우 감독의 이름 사용에 대한 추가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이 과정에서 막대한 돈이 추가 지불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철도부는 제작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었을 뿐 철도부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 밝혔으나 대중들은 나랏돈을 끌어쓰는 사업인데다 사업의 주체가 철도부인만큼 철도부가 직접 모든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액수를 딱 들었을 때 아, 뭔가 구린데가 있구나 싶었다', '천문학적 비용에 비해 영상의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 , ‘ 나날이 성장을 거듭하는 철도산업이라면서 왜 기차표값은 내리지 않냐’ 등 부정부패, 재정낭비, 왜곡된 내용을 둘러싸고 질타를 쏟아냈다.
관련 전문가들은 철도부가 홍보영상에 막대한 돈을 투자할 것이 아니라 철도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공익사업을 통해 철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장이머우(張藝謀) 감독 역시 예산유용 의혹이 불거진 철도부의 홍보영상물을 제작하고 거액의 보수를 받은 일에 대해 반성의 뜻을 비췄다.
산둥상바오(山東商報)등 중국 현지언론의 31일 보도에 따르면 장 감독이 “이번 일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며 “앞으로 비슷한 홍보영상물 제작제의가 들어온다면 사전조사를 통해 자세히 알아본 뒤 참여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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