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권석림의 인터그레이션] 가마솥더위에 뭍인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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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0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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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지난달 말께부터 시작된 여름휴가가 절정에 달해 있다.

바쁜 일정으로 여러 날 쉬기에 엄두를 못내는 일반 직장인들은 연중 이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이번 휴가는 푹푹 찌는 가마솥더위로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전국이 섭씨 35도가 넘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일사병·열사병 등의 환자가 급증하고 사망자도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가 발령 중인 가운데 이로 인한 인명 및 가축 피해도 속속들이 접수되고 있다.

‘여름은 뜨거워야 제 맛’이란 말도 있지만 이 정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현재(2일 기준)까지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총 512명이다.

이 중 사망자가 10명, 온열질환자가 502명이다.

온열질환자는 폭염 노출로 열사병·일사병·열경련·열부종·열실신·열탈진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말한다.

계속되는 더위에 농축산가의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까지 닭 10만450마리가 폐사 처리됐다.

오리 7200마리와 돼지 45마리도 더위에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북 부안의 양식장 두 곳에서는 150톤 규모의 바지락이 고온으로 폐사했다.

양식장 피해면적은 20헥타르(㏊)로 피해액이 4억원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폭염대응 기준은 폭염특보다.

기상청의 폭염특보는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를,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경보를 내린다.

최근 국립기상연구소 발표에는 1901년에서 2008년까지 우리나라의 태풍·대설·폭염 등 모든 기상재해로 인한 연간 사망자수 1위는 폭염으로 돼 있다.

계속되는 폭염에 더위를 피할 곳이 마땅찮은 공사현장 인부들도 죽을 지경이다.

날씨가 더워도 공기가 정해진 건축현장은 하루도 쉴 수가 없다.

여행관련 물가가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큰 폭으로 오른 것도 짜증난다.

매년 되풀이되는 연례행사다.

통계청이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 중 여행비·숙박료·항공료 등 여행 관련 11개 품목을 골라 분석한 결과 이들 물가는 전달보다 평균 3.9% 올랐다.

같은 기간 0.2% 하락한 전체 소비자물가와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한철장사를 기다린 듯 콘도이용료가 전달보다 12.5% 폭등했다.

호텔요금도 전달 대비로 6.8% 올랐다. 1년 전보다는 12.5% 높은 수준이다.

여행사의 패키지 요금을 조사한 단체여행비도 많이 올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국 시도 기획관리실장회의에서 폭염 인명피해 예방을 특별 지시했다.

보건복지부는 ‘폭염 대응 취약노인 집중 보호체계 강화’ 조치를 통해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이달 말까지 무더위에 취약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방문 보건서비스를 연계키로 했다.

폭염대책과 함께 여름철 물가잡기에도 정부가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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