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일대 원룸 등 자취방 임대료가 계속 치솟고 있다. 사진은 숭실대 인근 원룸 일대 전경. |
고민을 하던 이씨는 임대료 인상 부담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씨의 자취방 인근에 최근 새 오피스텔이 속속 들어서면서 이 일대 월셋값이 크게 오른데다 다른 지역으로 옮기더라도 교통비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과 달리 대학가 임대료는 계속 치솟아 대학생들의 주거안정을 옥죄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로 아파트보다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대학가 월세·전셋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학과 오피스빌딩이 밀집된 서울 마포·서대문구의 오름세가 두드러진다. 보증금 1000만원에 30~40만원대였던 전용면적 16~26㎡의 서대문구 창천동 원룸은 하반기 들어 월세 50만원을 넘어섰다. 학교와 가깝거나 새로 지은 건물일 경우 보증금 1000만원에 70만~80만원을 호가한다. 서강대학교와 가까운 마포구 염리동 26㎡의 분리형 원룸의 경우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50만원 선이다.
월세뿐 아니라 하숙비도 오르고 있다. 창천동 D하숙의 경우 현재 방크기에 따라 45만원에서 58만원 사이다. 한 학기에 적어도 5만~10만원씩은 오른다는 것이 학생들의 이야기다.
홍익대 인근 A부동산 관계자는 “이 일대가 개발이 되다보니 대학생들이 머물만한 원룸 임대료도 오르는 추세”라며 “학생들의 경우 비용을 아끼기 위해 반지하를 선호하거나 여러명이 한 집을 빌려 같이 사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홍대 인근의 경우 주택을 카페로 개조해 영업하는 곳이 늘면서 인근 집값과 임대료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H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주택을 개조한 42㎡ 점포의 경우 시설 개조비로 4000만~5000만원이 들었다”며 “이를 감안해 임대료나 보증금도 높아지다보니 월세도 다같이 오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과거보다 수요도 늘었다. 도심 오피스텔보다는 대학가 원룸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 탓에 대학을 졸업하고도 대학가에 눌러 앉는 직장인도 많고, 입사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인 취업준비생 모두 대학가 인근에 거주하고 있어서다.
또 이 일대에 외국인 유학생이나 단기체류자가 늘어나는 것도 임대료 인상에 한몫하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정부 차원의 대학 기숙사 확대정책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대학생 전세임대도 대학생 주거안정에 별 도움이 못되고 있다. 기숙사가 늘었지만 대부분 민간자본 형태여서 이용료가 턱없이 비싼데다,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역시 저소득층에 한정돼 공급효과가 크지 않다.
대학생 이씨는 "대학가 월셋집 부족문제가 거론된 이후 정부의 맞춤형 대책보다는 민간업자들의 오피스텔 건설과 다세대주택 개보수 증가 사례가 늘면서 오히려 임대료만 올리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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