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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독립기념관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애국가 음반을 공개했다. 독립기념관 구소 김용달 수석연구위원이 깨진 상태의 음반을 들어보이고 있다.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그동안 광복 이전 우리의 ‘애국가’는 문헌상으로만 널리 알려져 있었을 뿐 실제 노래로 녹음되어 알려진 적은 없었다. 이번에 공개된 ‘애국가 음반’은 미주한인 동포들이 실제 부른 노래를 담고 있기 때문에 현재 ‘애국가’와 과거의 ‘애국가’를 비교·검토하는데 매우 소중한 자료다."
독립기념관 김능진 관장이 13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애국가 음반을 처음 공개했다.
이날 서울 코리나아호텔에서 연 애국가 음반 공개식에서 독립기념관은 광복 전인 1942년 애국가 2종과 무궁화가가 수록된 음반 ‘애국가’를 선보였다.음반이 배포된 날은 1942년 8월 29일 국치 기념일이었다.
이날 재미한족연합위원회은 국치일을 폐지하고 독립을 성취해 ‘승리의 날’로 삼자는 각오를 다지며 로스앤젤레스 시청에서 태극기 현기식을 열었다. 외국 공관에 태극기를 게양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더불어 위원회는 애국가를 녹음한 이 음반을 선전문과 함께 1달러에 배포했었다.
독립기념관이 이날 공개한 ‘애국가 음반’은 1997년‘미주 흥사단’에서 기증 한 161장의 음반 가운데 하나로 지금까지 음반이 둘로 갈라져 있는 등 손상이 심하고 재생할 기술을 갖지 못했었다. 그러다 올해 동국대학교 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소의 기술로 재생에 성공해 일반에 공개하게 됐다.
애국가 2종 중 하나는 작곡가 안익태의 곡조를 사용한 현행 애국가로 나성(LA)한인청년연합승리창가대의 합창으로 녹음됐다.
나머지 1종은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랭사인(Auld Lang Syne)’의 곡조에 맞춰 부른 ‘구(舊)애국가’로 재미 성악가 이용준 씨의 독창으로 연주됐다.
2절까지 녹음된 애국가는 현재 가사와 다른 부분도 있다. 1절의 ‘하느님’은 ‘하나님’으로, ‘보우하사’는 ‘보호하사’로 불렸고 2절의 ‘바람서리’도 ‘바람이슬’로 불렸다.
독립기념관 김능진 관장은 “일본의 태평양 전쟁 도발 직후 우리 민족이 독립의 각오를 다지기 위해 음반을 녹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족의 얼이 깃든 음반을 통해서 고난을 속에서도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화재청은 이 음반을 근대문화재로 등록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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