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내수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연일 회의를 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하락세는 예사롭지 않다.
올해 한국 경제의 3% 성장이 어렵고, 내년 경제 전망은 더욱 암울한 상황에서 정치권은 ‘대기업 때리기’ 정책인 경제 민주화를 여·야 구분없이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 여야 경제민주화는 대기업 때리기?...반기업정책 봇물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현 정부에서 폐지했던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부활하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대·중소기업 상생 의무화, 초과이익공유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등 ‘친재벌’이라는 이미지를 탈색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총수의 집행유예 금지(경제민주화법안 1호), 일감 몰아주기 초강력 규제(2호), 신규순환출자 금지(3호)에 이어 새누리당은 4호 법안으로 강력한 금산(금융·산업자본) 분리를 내놓았다. 제2금융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대기업에 대한 직접적 규제를 담고 있어 투자심리를 냉각시키며 파장이 상당할 전망이다. 기업은 물론 오너를 겨냥한 ‘대기업 때리기’라는 점에서 기업 경영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민주통합당의 대기업 때리기는 더욱 노골적이다. 민주통합당의 경제민주화 법안은 대기업의 순환출자 3년 내 해소와 출자총액제한제 부활이 핵심이다.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완화를 통해 대기업 지배구조를 개혁하는 게 목표다. 순환출자 지분을 무조건 정리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새누리당의 의결권 제한보다는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다.
재벌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공공연하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정치권의 경제민주화는 순환출자 문제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정치권은 여기에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거래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물리는 방안 등을 예고하고 있다.
◇ 정치권 ‘기업 때리기’에 경제심리 마저 급랭
대외 경제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대기업 때리기’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의 경제 심리는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기업들의 하반기 투자여건지수는 76으로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았다. 수출 내수 등 주요 실물지표가 모조리 부진한 와중에 기업들의 주관적 경기전망마저 일제히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심리가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제심리 악화의 1차적 원인은 유럽 위기와 중국 경기둔화 등 대외적인 요인에 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정체불명의 경제 민주화라는 이름을 앞세워 남발되고 있는 정치권의 ‘기업 때리기’가 기업들엔 훨씬 더 위협적이다.
최근 대한상의 조사에서 기업들이 향후 경영 부담요인으로 ‘규제강화 및 기업 관련 정책변화’(42.8%)를 가장 많이 꼽은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 때문에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최근 “경제민주화가 기업 때리기로 변질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으로 반대한다. 대기업이 우리 경제에 기여한 게 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므로 기업 때리기는 안 된다”고 우려를 표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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