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한국투자증권은 시간외 매매를 통해 디오텍 지분 217만주(12.83%)를 처분한 사실을 공시했다. 앞서 지난달 11일 장내매매를 통해 처리한 43만5248주(2.59%)를 포함해 한국투자증권의 디오텍 지분은 이날 기준으로 지난 5월24일 17.05%에서 1.54%로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이 대규모 디오텍 지분을 갖게 된 이유는 5월 디오텍 유상증자시 주관사로 나섰다가 미 청약분 실권주(190만8878주)를 떠안게 되서다. 이 물량은 금액으로 환산하면 130억여원이다. 여기에 같은 달 17일 디오텍이 보통주 1주당 0.5주의 무상증자를 실시해 총 보유 물량은 한때 286만3317주까지 치솟았다.
한국투자증권은 17일 처리한 지분 217만주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블록세일을 통해서다. 하지만 주가와 지분 비중 때문에 쉽지않았다는 설명이다. 2월 중순만 해도 디오텍 주가는 1만4000원을 넘었다. 하지만 4월초 1만원선이 깨지더니 내내 약세 행진을 이어왔다. 5월 8일 유상증자 최종발행가 6950원에서 결정됐지만 당시 주가는 8000원선을 겨우 지켜냈고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며 현재 4000원 후반대까지 내려왔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사겠다는 수요는 많았지만 가격이 문제였다”며 “가격이 4000원선을 밑돌만큼 너무 싸지다보니 유상증자 청약도 미달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당시 유럽 리스크로 코스피가 급락하며 청약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도 훼손됐던 것으로 설명했다.
여기에 지분 비중도 블록딜을 어렵게 하는 요소였다. 디오텍 지분 17%가 만일 단일 기업에 바로 넘어가게 된다고 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경영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이 점을 감안해 조심스럽게 인수 상대방과 접촉했다는 전언이다 .
결론적으로 한국투자증권은 ‘디오텍’으로 이득을 봤다. 블록딜을 통한 217만주 처분 단가는 4169원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90억2700만원이다. 또 지난 11일 장내매매로 판 무상증자분 43만4248주(처분단가 5196원)는 22억6159여만원이다. 이는 총 113억원으로 지난 5월 떠안은 물량 130억과 비교하면 17억원 가량 손해지만 인수수수료 수익과 추가 수수료를 합해 들어온 실제 이익은 31억3800만원이다. 이를 모두 따져보면 한국투자증권의 이익은 되려 15억원을 상회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기관들과 계속 접촉을 했고 몇 몇 ‘좋은’ 기관에서 가져갔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구체적인 기관명은 공개할 수 없다”며 “남은 디오텍 지분은 처리하지 않고 당분간 가져갈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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