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삼성 버리고 현대로 갈아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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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0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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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연기금이 올 들어 삼성그룹 투자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대신 현대차그룹, 현대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현대가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금이 연간 주도 업종 변화에 맞춰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3일 한국거래소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 말까지 연기금의 삼성전자 순매수 금액은 672억8500만원으로 전체 상장종목 상위 순매수 금액 기준 13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연기금이 공격적으로 담은 종목은 범현대가다. 전체 2위인 현대중공업을 1873억1200만원 순매수한 데 이어 현대위아(3위·1752억5500만원), 현대미포조선(7위·978억5300만원) 등 상위 10위권 안에 범현대가 3개 기업이 포함됐다. 삼성그룹주는 삼성전기(6위·1102억6600만원) 한 곳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도 이와 같이 범현대가 선호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 2011년 한 해 동안 연기금 순매수 금액별 상위 10개 기업을 살펴보면 현대모비스(2위·6818억5700만원)를 비롯해 기아차(4위·5378억5900만원), 현대차(5위·5206억5700만원), 현대중공업(6위·4558억5000만원), 현대건설(7위·3894억1700만원) 등 5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삼성그룹주는 삼성전자(1위·1조5791억4700만원) 한 곳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나타난 연기금의 범현대가 선호현상은 지난 2010년과 상반되는 결과다. 지난 2010년 연기금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1위·8157억1200만원)를 비롯해 삼성화재(6위·2801억4400만원), 삼성물산(8위·2558억8700만원), 삼성증권(9위·2269억1400만원) 등 4곳이 포진됐다. 범현대가는 10위권 내에 전무했다.

이는 연도별로 주도 업종이 바뀌며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 2010년에는 삼성전자를 위시로 IT업종이 유난히 강세였다. 여기에 투자자문사들이 선호하는 7종목을 빗대 칠공주(LG화학, 하이닉스, 기아차,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테크윈, 제일모직)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삼성그룹주들에 대한 전반적인 시장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2011년에 주도주는 하반기 다소 주춤했지만 상반기까지 일명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으로 대변된다. 자동차업종의 대표 종목인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이 주목을 받았고 이에 범현대 종목들의 일정 부분 수혜 기대감이 시장의 관심을 이끌었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2년간 삼성, 현대그룹별로 연기금 순매수를 이끌 이슈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2010년 IT, 지난해 초반 차·화·정 등 주도주에 따라 주도 종목, 주도 업종에 맞춰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근 3년래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연기금 투자 포인트 중 하나는 2년 연속 지켜온 삼성전자 순매수 1위 기록이 올해 깨질 것인가 여부다. 지난 2010년, 2011년 모두 연기금 순매수 금액 상위 1위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하지만 올해 3개월을 남은 시점에서 삼성전자 순매수 자금은 672억8500만원으로 지난해 절반에도 못 미치며 순위는 13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이외에 뚜렷한 주도업종이 부재한 상황에서 유럽 재정위기 등 불확실한 대외외 경제상황으로 지지부진한 증시가 전개돼 상반기 연기금이 공격적 투자에 나서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 지난 8월 중순 기준 연기금은 시장에서 1300억여원을 순매도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올해 연기금 순매수 1위 종목이 삼성전자가 아닐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연기금은 업종별 포트폴리오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성에 무게를 둔 해석이지만 이미 삼성전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지 않았느냐는 얘기다.

김 팀장은 "올해 삼성전자가 급하게 올랐다는 점을 보면 이미 연기금 포트폴리오에서 삼성전자 비중이 높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며 "하지만 한 해 동안 연기금이 삼성전자 순매수 1위를 기록한 것은 큰 문제는 아니지만, 만일 삼성전자 비중이 크게 줄었는데 공격적인 매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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