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중국 시안시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공장 기공식에서 이규형 주중대사, 자오러지 산시성 서기,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부터)이 축하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중국 시안)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삼성전자가 12일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에서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기 위한 반도체 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삼성전자의 해외 반도체 공장 건설은 1996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이어 두번째다.
이날 행사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를 비롯해 전동수 메모리사업 부사장, 장원기 중국삼성 사장 등 삼성측 경영진과 이규형 주중대사, 윤상직 지식경제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중국 정부측에서는 자오러지(趙樂際) 산시성 서기, 자오정융(趙正永) 산시성 성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또한 고객사 50곳과 협력사 70곳도 함께 초청됐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축하 서신을 통해 “이번 10나노미터급 플래시메모리 프로젝트는 한국과 중국, 양국의 강점을 살려 정보산업 분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룩한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또 권오현 부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한중수교 20주년을 맞아 첨단 과학과 교육의 도시인 시안에서 기공식을 갖게 되어 영광”이라며 “삼성전자는 메모리산업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해 왔으며 향후에도 삼성중국반도체‘를 통해 최고의 제품으로 인류사회에 공헌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시안 반도체 공장 건설에 초기 출자자금 23억달러를 포함해 수년간 단계적으로 총 70억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해외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로는 최대 규모다. 내년말 시가동에 들어가 2014년부터 10나노급 낸드플래시 생산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생산 능력은 300mm 웨이퍼 투입기준 월 7만~10만장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장은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IT기업들과 중국업체들의 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낸드 플래시가 많이 사용되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중국 생산비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중국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비중은 올해 각각 37%, 96%에서 2015년에는 48%와 97%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시안을 중국 진출의 거점으로 정한 데는 주변에 주요 고객사와 글로벌 IT 기업의 생산•연구 거점이 밀집돼 있고 우수 인력을 영입하는 데도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시안시는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서부 대개발 정책의 전략적 요충지로 전기, 용수 등 산업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권오현 부회장은 기공식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해서 현지에서 공급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해왔었으며 생산기지를 다변화할 필요성도 제기됐었다"며 중국 공장건설의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하는 측면도 있으며, 중국의 많은 인재들을 비롯해 한국에서 누릴 수 없는 혜택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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