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삼성경제연구소의 ‘한중 교역구조의 변화와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 수출이 부진한 것은 기술집약 산업에 수출이 집중됐지만 이 부문에서 경쟁력이 정체상태이기 때문이다.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한국의 대중 수출 증가율은 2011년 14.8%로 전체 수출 증가율(19.0%)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 올해 1~8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했다.
박 위원은 “수출 부진은 표면적으론 중국과 미국ㆍ유럽 경기 악화가 원인”이라며 “그러나 양국의 비교우위 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2011년 전체 대중 수출에서 반도체, 컴퓨터와 같은 고(高)기술 산업 제품은 44.2%나 됐지만, 고기술 산업의 수출 경쟁력은 정체상태란 게 박 위원의 분석.
한국무역협회 등이 계산한 고기술 산업의 무역특화지수는 2004년 0.34에서 2007년 0.28, 2009년 0.32, 2011년 0.28로 제자리다. 올해만 보면 고기술 산업에서 LCD(0.70)와 반도체(0.23)를 제외한 컴퓨터(-0.30), 음향ㆍ영상ㆍ통신(-0.05)은 이미 경쟁력을 잃은 상황이다.
박 위원은 “이로 인해 대중 부품 수출에서 확실한 우위를 가진 일부 제품의 호조가 마치 나머지 수출도 잘 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착시현상’이 존재한다”며 “고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향상돼 앞으로 세계 경제가 회복해도 한국의 대중 수출증가율은 둔화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의 수출경쟁력을 키우려면 경쟁력이 높은 중(中)기술 산업을 강화하고 중국의 다양한 시장에 맞춘 고급 소재ㆍ부품 개발해야 한다”며 “또 국외 투자와 수출의 연관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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