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침체된 성수동 구두 장인 명맥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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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0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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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제화 가치 높이고 차세대 기술자 양성"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서울 구두제조업의 약 40%가 밀집된 성수동 일대가 구두 특화단지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디자인재단은 8일 오전 기자설명회를 열고 지하철 2호선 성수역을 공동매장·구두벤치·구두포토존 등으로 이뤄진 '구두 테마역'으로 조성하는 내용이 포함된 '성수동 구두 제화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시는 성수역 외부에 대형 빨간구두와 같은 상징물을 설치하고 구두 비즈니스 네트워킹 데이도 운영할 예정이다. 또 오는 2013년부터는 공장-디자이너 협업으로 생산된 '성수동산 구두'가 개발된다.

준공업지역인 성수동은 구두제조 관련업체 약 600개와 6000여 명의 종사자가 밀집된 국내 최대 구두산업 집적지다.

그러나 이들의 70%가 백화점에 납품하는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는 하청업체고, 일부 소규모 생산업체도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등 전반적으로 자생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시는 4개 분야 17개 핵심 사업으로 구성된 '성수동 구두 제화산업 활성화 방안'을 통해 구두 디자인 기획·개발부터 제작·판매·마케팅에 이르기까지 향후 2년간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시의 디자인 정책을 시민 생활 및 지역 공동체와 접목하는 첫 사업으로, 디자인사업을 주축으로 지역의 중심 산업을 육성해서 낙후한 상권을 부활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슈즈 공동개발 프로젝트'는 구두 디자이너가 가진 재능과 성수동 구두장인, 구두공장이 협업체계를 구축해 다양한 디자인의 구두를 제작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재 중국의 대량생산 저가공세와 국내 대기업의 납품 하청구조 속에 수제화 생산·판매 시장이 급격히 줄어들고, 영세한 구두공장들의 디자인 자체개발은 꿈도 꾸기 어려운 악순환이 계속되는 상황을 타개할 사업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참여 디자이너로는 사라다플래닝의 최영인씨, 신(SYNN)의 김미선씨, 슈즈바이런칭엠의 오덕진 씨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두 비즈니스 네트워킹데이'는 각 분야별 구두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트렌드 강연과 세미나를 진행하고 비즈니스 정보교류, 신상품 구두발표, 마켓, 전시 등을 하는 교류의 장이 될 예정이다.

시는 우선 내년 9월 중 성수동 구두공장 창고지역을 중심으로 '제1회 구두 비즈니스 네트워킹 데이'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구두 전문가들 간의 상호 교류뿐 아니라 구두를 싸게 살 수 있는 판매장을 열고 구두 제작과정을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일반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이밖에도 제작 및 판매 분야 사업으로는 구두연구 지원, 공동매장 설치, 구두마켓 운영, 구두 업체 정보 안내 모바일 앱 개발 등이 추진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민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선 중소기업 중심의 전통 수제 산업을 방치해선 안된다"며 "전통시장, 골목상권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방안으로 디자인과 시민과의 접점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종원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성수동 수제화 가치가 높아지고 젊은 세대들이 구두산업에 눈을 돌려 차세대 제화기술자가 양성되는 등 지속가능한 산업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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