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녀 가고 간장녀 온다…의류, 화장품, 염색약 등 소비패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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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3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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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흰머리가 많은 직장인 이윤진씨(26)는 요즘 미용실을 찾지 않는다. 대신 화장품 회사의 염모제를 구매해 본인이 직접 염색한다. 10만원 이상 지출되던 비용이 1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 직장인 양승훈씨(32)는 한 달에 두 번 명동 SPA 매장을 찾는다. 그는 "같은 디자인의 셔츠를 색상별로 구매해 매일 번갈아가며 입는다"며 "세탁도 편하고 가격도 저렴해 독신 남성에게는 적합하다"고 말했다.

불황에 고물가까지 겹치며 실속형 소비가 늘고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 대표적인 사회현상으로 통하던 '된장녀'들이 가고 '간장녀'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된장녀가 과시적 소비를 지향했다면 간장녀는 간장처럼 짜게 소비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발품과 정보력을 활용, 남보다 저렴하게 구매하는 데 능숙하다.

소비 패턴이 변하면서 실속형 상품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과거 제약회사가 독점하던 염모제가 화장품 업체들의 효자상품이 되는가 하면, 관련 상품도 진화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의 일본 거품 염색약 '프레쉬라이트'의 지난 8월 매출은 전년대비 49% 성장했고, 미쟝센의 올 상반기 매출 역시 45.7%나 증가했다. 소망화장품 '꽃을 든 남자 에코 버블 폼 헤어 칼라' 역시 출시 3개월 만에 75%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소망화장품 관계자는 "불황이 지속되면서 저렴하게 염색할 수 있는 셀프 염모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흰머리 염색 제품이 주류를 이루던 염모제 시장에 멋내기용 상품이 등장하면서 광고 모델이 기용되고, 색감도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체들도 간장녀 잡기에 분주하다. 동일한 조건이라면 저렴한 가격을 요구하는 고객을 위해 대용량 사이즈도 속속 출시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회사의 대표 제품인 '후'와 '숨'을 대용량으로 출시했다. 이영애 에센스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후 비첩 자생에센스'는 기존 용량보다 30㎖ 늘어난 75㎖, 숨 시크릿 프로그래밍 에센스는 80㎖ 제품을 230㎖로 늘렸다.

회사 관계자는 "대용량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선크림·에센스·수분크림 등 전체 영역에서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다음달에는 남성용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저렴한 가격이 특징인 SPA 브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유니클로는 지난 2005년 국내에 진출한 이래 2009년 1226억원, 2010년 2260억원, 2011년 327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라 역시 2009년 799억원, 2010년 1338억원, 2011년 1673억원으로 급성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실속형 소비 성향이 강해졌고 고소득층에서도 중저가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저렴한 가격과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해외 SPA 브랜드의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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