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축산농가 울상…'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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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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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지난해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고통을 겪었던 축산농가들이 올해는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하락에 신음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돼지 수매 비축물량을 늘리고 한우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가격안정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제대로 적중하지 못한 채 표류하자 농가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국제곡믈가 급등으로 국내 사료값이 점점 오르는 추세여서 축산농들의 경영난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돼지고기값 연일 최저치 경신

가장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은 양돈농가다. 30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돼지를 내다팔 때 기준이 되는 가격인 탕박 가격(29일 기준)은 1Kg당 2856원으로 연일 최저치를 경신 중에 있다.

10월 도축량 수 역시 유례없는 하루 평균 7만 마리를 기록하며 평년 보다 24% 가량 늘었다. 권찬호 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관은 “돼지 1일 도축량이 7만 마리를 초과한 것은 정부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라며 “당초 정부에서는 사육두수 증가에 따라 돼지 일 도축량이 6만 마리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털어놓았다.

돼지고기가격 하락은 올해 8월까지 국내 돼지가격이 높게 형성됨에 따라 농가가 사육마리수를 늘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010년 1kg당 평균 3900원에 불과했던 돼지도매가격이 지난해 구제역 파동으로 7000원까지 오르는 폭등 현상을 보이면서 농가들이 돼지 키우기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서 사육되는 돼지 수는 약 994만 마리로 사상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돼지 사육두수는 보통 800~850만 마리가 적정수준이다.

정부는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되면 돼지고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점차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돼지고기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르는 여름철 성수기에 오히려 약 200원 가량 돼지고기 값이 떨어졌음을 감안하면 정부의 전망이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한우농가, 사료값 급등에 직격탄

한우농가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도매시장서 거래되는 한우 지육 가격(29일 기준)은 1kg당 1만1473원으로 아직은 전년 보다 10% 떨어지는 데 그치고 있다. 하지만 국제곡물가 상승에 따른 사료값 인상으로 향후 공급물량이 풀리면서 하락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를 키우는 농가의 경우 경영비에서 사료가 차지하는 부분이 돼지(53%)나 닭(63%) 등 다른 농가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번식우의 경우 경영비의 70% 이상이 사료값으로 나간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반농가에서 주로 사용하는 배합사료는 옥수수(25%), 소맥(12%), 대두박(12%) 등 곡물성분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국제곡물가 상승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급격한 사료값 상승이 예상된다”며 “사료값에 못이겨 소를 내다파는 농가들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한우 소비 침체도 한우값 하락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형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관측센터 연구원은 “경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중에 하나가 쇠고기”라며 “최근 경기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한우 소비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양계농가도 불황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다르면 내달 육계 사육마리수가 전년 보다 3.6%(7465만 마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닭고기 공급량 역시 전년 대비 6.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남경수 농촌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전체적인 육류소비 침체에 따라 닭고기 수요도 동반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공급량이 늘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산지 닭가격이 약 10%가량 하락할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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