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로 대선 망친다’…여야 ‘조심 또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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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3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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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 기자=여야 대선 캠프에 ‘설화(舌禍) 주의보’가 발령됐다. 최근 캠프 관계자들의 잇단 막말과 과거 발언 등이 논란이 되면서 상대 진영의 집중포화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특히 뚜렷한 아젠다가 없는 이번 대선에선 후보와 측근의 행적을 문제 삼는 네거티브 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말 조심 하지 않으면 대권의 꿈을 접을 수도 있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 김기선 의원 등 5명은 30일 ‘막말’, ‘변태 발언’ 논란에 휩싸인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에 사퇴를 촉구했다. 전날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한 데 이어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김 의원은 당선전인 올해 초 “새해 소원은 명박 급사”라는 글을 리트위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는 등 논란이 일자 당 선대위 보직을 사퇴한 상태다.

앞서 문재인 후보 캠프의 제윤경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해 트위터에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을 각각 ‘도둑놈’과 ‘기생충’으로 지칭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 같은 설화에 민주당은 지난 4월 총선에서 터져 나온 인터넷 방송 ‘나꼼수’진행자 출신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 재현을 막기 위해 당 지도부가 나서 사과하는 등 긴급진화에 나섰다.

새누리당도 ‘설화’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은 최근 2030세대 당직자들과 간담회에서 “내가 ‘영계’를 좋아하는데 가까이 와서 (사진) 찍자”고 해 성희롱 논란을 일으킨 뒤 사과했다.

대선이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주의한 말 실수는 여야를 막론하고 지지층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추석 이후 거의 한 달간 답보상태이기 때문에 말 실수가 미칠 영향은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총선 때도 막말 파문이 판세에 영향을 미쳤다”며 “ 후보 간의 정책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네거티브 공세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선거에도 부주의한 발언은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거나 정치 행보에 걸림돌이 됐다.

지난 2007년 8월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는 한 만찬자리에서 “예쁘지 않은 여자가 성심성의껏 서비스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2002년 5월에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한 실업계 고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여고생을 ‘빠순이’라고 지칭해 곤욕을 치렀다. 또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도 같은해 대선 전날인 12월18일 명동 유세에서 “차기 대통령(후보)으로 정동영, 추미애도 있다”는 말을 해 정몽준 후보의 지지철회를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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