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은 이 회장이 취임한 지 25주년이 되는 시점이다. 내년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포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이 같은 시기에 이 회장이 일본으로 출국해 베트남과 중국을 거쳐 다시 일본을 경유하는 한 달간의 해외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평소 시간관리가 철저한 이 회장이 무려 한 달 동안 아시아 주요 지역을 두루 살펴보는 글로벌 경영 행보에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조만간 새로운 경영화두를 던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이는 스마트폰 부문의 비약적인 성장에 의한 것이다. 기존에 삼성전자의 성장을 견인했던 반도체 등 부품사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TV 등 가전제품 매출실적은 지역별 편차가 크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은 국내에서만 1등 기업으로 대접을 받을 뿐 글로벌 경쟁력은 갖추지 못한 '우물 안 개구리' 신세다.
이 회장이 제2의 신경영을 선언해야 할 중요한 전환기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다. 새로운 경영전략의 중심축은 아시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방증하듯 삼성은 최근 중국 시안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베트남에 휴대폰 공장을 증설하는 등 굵직한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또 이 회장은 아시아 최대 부호인 홍콩의 리카싱 청콩그룹 회장과 면담을 갖고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신수종 사업 개발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유난히 약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중국 조직을 대폭 보강할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010년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 회장은 위기의식을 거듭 강조하며 조직 혁신을 독려해 왔다. 올해와 내년은 삼성이 재도약에 나서는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꿨던 삼성이 또다른 변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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