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간 갈등이 차츰 진정될 기미를 보이는 것과 관련, 윤 행장의 '온화한 리더십'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노조원들을 비롯한 직원들에게 회사의 경영방침과 원칙 등을 강요하기보다는 직원들을 설득시키거나 본인이 책임지겠다는 노력이 엿보인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내 탓이오" 리더십이다. 얼마 전 외환은행이 하나고에 257억원을 출연한 사실이 논란이 됐고, 노조와 하나금융 간 갈등이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았다.
노조는 금융당국의 감독권 행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고, 하나고 측은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그러자 윤 행장이 직접 나섰다.
이 문제와 관련해 윤 행장은 "외환은행이 먼저 (하나고에 출연을) 제안한 것이고, 내가 직접 했다"고 밝혔다. 발언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직원들의 동요를 조금이나마 막고,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하나금융의 IT통합을 둘러싸고 논란이 격화됐을 때도 윤 행장이 직접 직원들을 챙겼다. 직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윤 행장이 마이크를 잡은 것이다. 그는 사내방송을 통해 "지주사로부터 지난 2월 체결한 합의서 준수 의지와 7월 이사회에서 확인된 투 뱅크 체제 유지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 받았다"고 전했다.
또 "카드부문의 경우 직원 고용안정과 권익을 해치거나 외환은행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식의 통합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의 수장이 직접 나서서 직원들을 설득시키고 안심시키자 노조도 잠정적으로 시위를 중단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오히려 회사 경영인이 한 발 뒤로 물러설 수도 있는 상황인데, 윤 행장은 직접 나서서 직원들을 챙기는 듯 하다"며 "직원들이 행장을 더 믿고 잘 따를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행장의 이런 모습이 회사와 직원들 문제에 있어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고객들과도 스킨십을 적극적으로 하는 경영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게 지방에 소재한 중소기업 고객을 찾는 일이다.
올해 윤 행장은 지방에서 중소·중견기업 경영인 초청 간담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직접 기업을 방문해 경영인을 만나고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윤 행장은 취임 때부터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경영철학을 강조했고 스킨십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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