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개관한 울산 온양 서희스타힐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주말동안 많은 인파가 몰렸다. |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지역주택조합이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 아니겠습니까. 최근 울산에서 분양가가 3.3㎡당 1000만원 넘는 아파트가 공급되자 실수요자들이 저렴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로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입니다.”(임종호 ‘온양 서희스타힐스’ 지역주택조합추진본부장)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틈새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일반 분양단지보다 분양가가 저렴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20가구 이상 무주택 가구주들이 모여 조합을 만든 뒤 조합이 사업 주체가 돼 토지를 매입 후 짓는 아파트를 말한다. 사업구역 토지의 80% 이상을 확보하면 지역조합을 결성하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별도의 민간 시행사가 없는데다 토지 매입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도 없어 일반 아파트보다 10~20% 낮은 가격에 공급이 가능하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보다 추진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지역주택조합의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했던 토지 매입을 끝낸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단지가 적지 않아 투자 안정성이 보장되면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최근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공급이 잇따르고 있다. 올 들어서만 서울·수도권에서 10곳, 지방에서 20여곳이 분양 중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에 전국에서 5곳만 공급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엠코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상도 엠코타운 센트럴파크'를 분양 중이다. 총 1559가구의 대단지다. 공급가는 3.3㎡당 1800만~1900만원 선이다.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서는 이수건설이 ‘돈암 브라운스톤Ⅱ’를 공급 중이다. 총 344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39~84㎡형으로 이뤄졌다. 3.3㎡ 당 분양가는 1300만원대로 주변시세보다 낮다.
한화건설은 충남 천안 차암동에서 ‘천안 꿈에그린 스마일시티’를 선보이고 있다. 전체 1052가구(가구별 전용면적 59~84㎡)의 대단지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600만원대로 인근 두정·백석지구 아파트 분양가보다 저렴한 편이다.
특히 울산에서 지역주택조합사업이 활발하다. 현재 사업을 진행 또는 추진 중인 단지만 8곳, 6000여가구에 달한다.
조합원 모집을 끝내고 사업이 진행 중인 곳은 울산 북구 블루마시티 푸르지오 1·2차, 서희스타힐스, 현대엠코 지역주택조합 등이다. 공급가를 3.3㎡ 당 600만원대로 낮춘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울산 시내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900만~1000만원 선이다. 울산의 한 공인중개사는 “울산 중대형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1000만원 선을 넘으면서 실수요자들이 분양가가 싼 지역주택조합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모델하우스 문을 문을 열고 조합원 모집에 나선 울산 ‘온양 서희스타힐스’는 올해 울산 지역에서 공급한 아파트 중 최저가격인 3.3㎡ 당 580만원 대로 공급가격을 책정해 실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서희건설이 시공하고, 한국토지신탁이 자금관리를 맡아 신뢰성도 확보했다. 온양 서희스타힐스의 경우 추후 분담금이 없도록 확정 분양가를 내세웠다.
임종호 본부장은 “토지가 이미 매입된 상태로 안정성이 높다”며 “비교적 싼 가격에 부지를 일괄매입해 분양가를 낮췄다”고 말했다.
지역주택조합은 청약 통장은 필요 없지만 조합원이 되기 위해서는 무주택가구주 또는 60㎡ 이하 규모의 주택 한 채를 소유한 가구주여야 한다. 또 해당 지역에 6개월 이상 거주해야 한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법적 요건을 갖추기 위해 전체 조합아파트 가구수의 50% 이상을 조합원으로 모아야 한다. 조합원 구성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사업 진행도 지연될 수 있다.
사업지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금융 또한 조합원들이 부담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조합원으로 가입하기 전에 지역주택조합의 사업 안정성에 대해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사업 진행 중 토지 매입이 안돼 사업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며 “조합원으로 가입하기 전에 사업의 안정성과 조합원 모집 현황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추진된 지역주택조합아파트 중 지난해 분양해 100%의 계약을 기록한 블루마시티 푸르지오 1차 공사 현장. 현재 공정률 40%를 보이고 있다. [아주경제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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