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상가 주변 백화점에 신호등이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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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2-0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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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지하상가가 발달한 곳에 위치한 백화점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이 있다. 바로 '신호등'이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명동·영등포역·강남 센트럴시티 주변이다.

이유는 주변 지하상가 상인들의 반대가 심하기 때문이다. 이곳 상인들은 횡단보도가 생길 경우 생계에 위협을 받는다며 반대하는 상황이다.

실제 명동 을지로입구역 사거리부터 회현사거리까지 약 800m 되는 거리에 명동상권에서 롯데·신세계백화점 쪽으로 건너오는 횡단보도는 하나도 없다. 반대편으로 넘어가려면 무조건 지하도를 거쳐야만 한다.

영등포역 주변도 마찬가지다. 영등포역 삼거리 신호등을 제외하고 영등포시장역 방향으로 직선거리 500m 이내에는 횡단보도가 없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및 타임스퀘어에서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유일한 통로는 지하도뿐이다. 이곳을 벗어나면 약 50m마다 신호등이 하나씩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정문 바로 앞 버스정류소로 넘어가는 신호등을 제외하면 횡단보도가 없다. 백화점으로 들어오려면 반드시 지하상가 거쳐야만 한다.

이 횡단보도를 제외하고는 주변에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으로 넘어올 수 있는 횡단보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 센트럴시티를 중심으로 각 꼭짓점에 위치한 사거리 4곳 가운데 3곳이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횡단보도가 없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지만 백화점들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횡단보도 설치에 대한 건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변 상인들의 큰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영등포역 맞은편에 위치한 영등포우체국 앞 횡단보도도 32년 만인 지난 10월 설치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변 상인들이 거리집회를 벌일 정도로 격렬한 반대가 있었다. 이곳 횡단보도는 지난 1980년 지하보도가 개통되면서 없어진 바 있다.

한 지하상가 상인은 "횡단보도가 생기면 지하도를 이용하는 유동 인구가 줄어 생존권을 위협받는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해당 지역 지하상가의 경우, 타지역 지하상가보다 상대적으로 발달한 모습이다. 최근에는 리뉴얼을 통해 최신 시설로 탈바꿈한 상태다. 영등포역 지하도상가는 지난 2011년 10월 리뉴얼 오픈했고, 강남터미널지하쇼핑몰도 지난 6월에 고투몰로 새단장했다.

이와 관련, 백화점 관계자 "백화점 입장에서야 점포 주변에 신호등이 많으면 좋겠지만 지하상가 상인들의 반발이 예상돼 먼저 나설 수 없는 입장"이라며 "다행히 해당 점포 매출이 나쁘지 않아 아직까지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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