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명 연예인이 자신의 아내가 쓰던 소형 가전 제품이 폭발해서 화상을 입었다며 SNS에 피해 사진과 제품 사진을 함께 올린 적이 있다. 여기에 치료비와 새 제품을 보내겠다는 고객센터의 무성의한 태도를 비판하는 글이 더해져 적지 않은 파장이 일었다. 게다가 제품에 새겨진 로고가 그대로 노출되면서 한 때 해당 제조사의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사건에 대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고객센터의 안이한 대응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지난 몇 년간 가전 제품 시장의 동향과 변화를 주시해 온 입장에서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국내 유명 브랜드를 비롯해 세계 굴지의 다국적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소비자가 실생활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제품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Made in China’라는 생산지 표시. 원가 및 인건비 절감을 위해 중국이 세계 생산지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비용 절감이라는 매력적인 요소로 인해 기업들은 중국을 선택하지만 그로 인한 문제가 하나 둘 생겨 나면서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부품 누락이나 제품명 오기 등 기본적인 문제에서부터 품질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량이 생기고 그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는 등의 심각한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품질 및 기능에서 경쟁력을 갖춘 ‘Made in Korea’ 제품의 우수성이 다시금 각광 받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진행하는 광고나 마케팅 활동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또한 존재하지 않기에 가격 경쟁력 또한 매력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최근 국내를 찾는 해외 바이어들의 요구 사항에 ‘Made in Korea’가 반드시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단순히 한류 열풍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다만, 브랜드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제품의 품질이나 성능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드라이기나 고데기와 같은 소형 생활 가전 제품의 경우, 안정성과 실용성을 반드시 고려해 봐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포털 또는 SNS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Made in Korea’ 제품에 대한 관심과 격려가 늘어나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국산품을 애용하자며 애국심에 호소하는 것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품질을 내세운 정면 승부만이 살 길이다. ‘Made in Korea’는 이미 품질에서 조금씩 앞서 나가고 있다. 소비자의 냉정하고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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