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시 드 토크빌의 저서 '구체제와 프랑스혁명' |
중국 난팡런우저우칸(南方人物周刊) 최신 보도에 따르면 왕 서기는 전문가 좌담회 말미에 “현재 대부분 학자들이 후기 자본주의 시대 서적을 본다”며 “하지만 그 이전의 것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토크빌의 ‘구체제와 프랑스 혁명’을 읽어보라고 추천했다.
일부 매체에선 왕 서기가 옛날에도 하급 관료들에게 이 책을 권했으며 중국 신임 상무위원들도 이 책을 돌려 읽었다고 보도할 정도로 현재 중국 관료들 사이에서 이 책은 '필수 참고서'가 됐다.
이 책에서 토크빌은 18세기 말 프랑스 대혁명이 발발한 원인, 특히 프랑스 혁명이 그토록 폭력적이었던 원인을 분석했다. 토크빌은 프랑스 혁명이 당시 경제적 발전과 자유의 확대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봉건제 부패와 민중의 불만으로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과격한 프랑스 혁명은 결국 민주정치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결국 또 다른 전제정치를 초래했으며 프랑스 혁명이 무엇을 위해서 였는 지에 회의감을 표시했다.
왕치산 서기를 비롯해 중국 지도부에서 이 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는 현행 중국 공산당 체제에 대한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이자 급진적 개혁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대 역사학과 가오이(高毅) 교수는 ▲지도층의 부패 ▲민심과 괴리됐음에도 지도층이 기득권을 고집함에 따라 악화되는 사회적 불평등 ▲언론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는 가운데 억압된 사회적 불만누적 등이 결국 프랑스 혁명과 같은 대혁명을 초래했다며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중국 현대 사회에 던지는 시사점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인터넷 평론가 옌자오웨이(閻兆偉)는 “이 책에 따르면 혁명은 민중의 빈곤이 아닌 경제적 번영 속에서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발생한다”며 “현재 중국 국력이 강대해지고 중국인들의 삶의 질이 개선된 가운데 한편으로는 빈부격차 부패 등 사회적 모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잘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끔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옌은 “역사학도인 왕치산은 이 책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중국 당국의 의지와 함께 사회적 모순 심화에 따른 중국 당국의 우려를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일각에선 역사적으로 프랑스 혁명과 같은 급진적 혁명이 초래한 결과를 경고하며 향후 왕치산이 점진적으로 정치개혁을 추진해 나갈 뜻을 보인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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