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육성하는 차원에서 한국거래소를 공공기관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신중론을 제기해 두 후보 모두 애초 예상을 뒤집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4일 증권업계ㆍ정치권에 따르면 박 후보와 문 후보는 각각 앞서 12ㆍ13일 열린 한국지역언론인클럽 공동 인터뷰에서 이같은 시각 차이를 나타냈다.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고 이를 해제하는 데 사실상 꾸준히 반대해 온 현 정부에 비하면 두 후보 모두 긍정적인 자세를 보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오는 19일 대선 결과에 따라 비공공기관화 여부가 좌우되거나 그 정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이는 지금껏 증권가 안팎에서 점쳐 오던 바와 정반대되는 것이다.
참여정부 때 선임된 이정환 전 거래소 이사장은 공공기관 제외를 꾸준히 주장해 온 가운데 앞서 4월 총선에 현재 문 후보가 이끌고 있는 민주통합당 후보로 나왔다. 반면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한 현 정부는 박 후보가 속한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을 통해 출범했다.
박 후보는 앞서 12일 열린 지역언론인클럽 인터뷰에서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육성하는 데 대한 질문에 "거래소가 해외 거래소와 전략적으로 제휴하거나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세계적인 거래소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이를 위해서는 거래소를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는 박 후보 측에서 선거운동을 본격화한 이후 처음으로 국내 자본시장에 대해 구체적인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이목을 모았다.
반면 문 후보는 거래소를 공공기관에서 빼는 것에 미온적이다.
문 후보는 전일 지역언론인클럽 인터뷰에서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육성하는 데 필요하다면 (거래소를 공공기관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해보겠지만 신중하게 접근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용섭 민주통합당 선대위 공감1본부장 또한 앞서 12일 본지와 통화에서 "문 후보도 부산을 금융중심지로 육성해야 한다는 데 동감하지만 거래소에 대한 공공기관 지정을 해제하는 방안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공공기관 제외로 어떤 효과를 얻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내년 초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거래소를 공공기관에서 제외할지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이번 대선 이후 정권 향방이 결정적인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는 민영화 20년 만인 2009년 독점적인 사업구조와 공적인 기능을 들어 공공기관으로 재지정됐으며 당시 현 정권 측근에 낙하산 자리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부가 세계적으로 사례를 찾기 어려운 공공기관 지정을 강행, 직ㆍ간접으로 인사에 개입하면서 관치를 통해 시장 중립성을 훼손시켰을 뿐 아니라 잦은 감사에 인력ㆍ재원을 빼앗겨 해외 거래소와 경쟁에서 뒤처지게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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