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설문기획> “2013년 성장률 2%대, 환율 1100선 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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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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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년 경제성장률 2.4% 전망 이래 가장 낮은 수치<br/>내년 코스피지수 “번동성 커질 것”..국제유가 37% “85~90달러”

아주경제 김진오·유지승 기자= 한국의 경제 오피니언 리더들이 내년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니언 리더들이 예상하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금융위기 발발로 위기감이 고조됐던 2009년 이후 가장 낮았다.

16일 아주경제가 정부 경제관련 부처 및 주요 공기관·산업계·금융계·연구기관 등 오피니언 리더 96명을 대상으로 ‘2013년 한국경제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8명 이상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3%를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 가운데 경제 전망치가 ‘2.5~3.0%’ (37.5%)일 것이란 응답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2~2.5%’ (28.1%)라는 전망도 상당부분 차지하면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속에 한국경제가 빠른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2%미만’ 이라는 회의적인 응답도 18.8%나 나왔다. 오피니언 리더 가운데 84%가 내년 경제성장률이 3%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조사에서 다음해인 2009년 경제성장률을 2.4%로 전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정부가 지난 9월 제시한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치 4.0%보다도 1%포인트 이상 낮다.

국내 경제연구기관들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를 점치고 있는 가운데 경기회복세가 강하지 않아 내년에도 3%를 넘지 못하는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평가다.

실제로 적지않은 경제연구기관들이 최근 우리나라의 내년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0%로 내렸고, 한국은행도 3.2%로 수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도 각각 3.1%, 3.6%로 전망치를 낮췄다. 세계 주요 투자은행(IB) 10곳의 내년 한국 성장률 평균치는 현재 3.0%다.

이들 대부분은 국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유럽 재정위기’를 꼽았지만 ‘중국 경제의 둔화’와 ‘미국 재정 리스크’도 심각한 배경으로 진단했다. 또 내년에 가장 큰 경제계 이슈로 ‘가계부채’를 꼽았다. 코스피지수와 원·달러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비교적 안정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고채 금리 “소강상태 이어갈 것”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도 국고채 3년 금리는 ‘2.5~3.0%’(68.8%)로 소강상태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많았으며, ‘3.0~3.5%’(16.7%), ‘2.5%미만’(12.5%)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금리상승의 경제적 이유를 찾기 힘들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고채 3년 금리가 내년에도 소강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 국고채에 대해서는 내년도에 거품이 해소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국내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조짐이 아직 보이지는 않지만 아직도 장기 국고채의 상대적 가격 수준이 높은데다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은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는 장기채의 가격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3년물과 10년물 간 금리차가 0.30%포인트 정도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직도 장기채 가격이 단기채에 비해 높게 형성돼 있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적으로 가격하락 압력을 받으면서 비정상적인 가격 요인을 걷어내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 70% “1050~1100원”

내년도 원·달러 환율 전망에 대해선 68.8%가 ‘1050~1100원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1050원 미만’(15.6%), 1100~1150원(12.5%), 1150~1200원(3.1%) 등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2013년 중소제조업 경기 및 경영환경전망조사’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적정 원·달러 환율을 1088원으로 제시한 것과 기대치가 부합되는 결과다.

하지만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3대 주력 수출업종을 영위하고 있는 253개사를 대상으로 수출 채산성 확보를 위한 적정 환율에 대해 파악한 결과, ‘1100~1150원’으로 응답한 기업들이 절반에 달해 온도차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원화가치 상승 등 글로벌 유동성 위기가 크게 대두되면서 이에 따른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환리스크에 취약한 수출 중소기업은 정부가 직접 챙겨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서 수출상황이 악화된 상태에서 환율 하락은 수출에 치명적일 수 있다. 중소기업들도 환리스크 관리 및 수출보험 등 활용강화를 통해 수출환경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유동성 급증으로 2013년 위험요인에 대한 기업과 정부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며“기업은 원·달러 환율 변동에 민감하지 않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고 정부는 환율 급변동 방지를 위한 미세조정을 통해 환율 안정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년 코스피지수 “번동성 커질 것”..국제유가 37% “85~90달러”

내년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횡보할 것’이란 의견이 64.6%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1분기 말인 3월에 올 최고점(2057.3)을 기록한 뒤 7월엔 연중 최저점(1769.0)을 찍은 바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2000선 돌파에 성공했지만 아직 미국 재정절벽 협상 등 높은 벽을 넘어야하고 여전히 불확실한 경제 여건에서 코스피지수의 변동폭이 클 것이라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000~2300선’이라는 응답도 29.2%를 차지한 것은 미국의 오바마 2기와 시진핑 체제에 대한 기대감, 미국이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을 내놓은 후 유동성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WTI 원유 선물기준) 전망을 놓고 응답자 중 36.5%가 ‘배럴당 85~90달러’로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90~100달러’가 29.2%, ‘80~85달러’가 25%로 뒤를 이었다. 중국 등 세계 석유 주요 소비국들의 경기 둔화세가 지속되며 석유의 수요량 역시 감소하고 있지만 G2의 안정적인 지도부 교체 이후 완만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안정적인 수요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금값(온스당)과 관련해선 내년에 ‘1700~1800달러’ 라는 의견이 63.5%로 우세했다. ‘1700달러 미만’은 18.8%, ‘1800~1900달러’는 14.6%, ‘1900달러 이상’은 3.1%로 조사됐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최근 들어 내년도 금 가격 전망치를 낮췄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됨에 따라 향후 3개월 금값 예상치를 종전보다 0.8% 낮은 1825달러로, 6개월 이후는 1805달러, 12개월 이후엔 1800달러로 각각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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