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에서는 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를 중심으로 복지 수요를 충족시키면서도 성장을 유도할 수 있는 조세정책을 통해 ‘성장’과 ‘분배’를 조화시켜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이를 위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원회는 국세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까.
박 당선인의 공약집에 나타난 국세청 발전 방향을 보면 세제개혁 및 세정강화로 누락·탈루되고 있는 세금 징수를 우선으로 하는 등의 ‘공평과세’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어 세부담이 낮은 자본이득 분야, 소득투명성이 낮은 사업소득 분야, 각종 비과세감면이 많은 부분 등을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박 당선인은 이런 노력 없이 세부담을 높이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채우기’와 같고 비효율적이며 국민적 동의도 얻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차기 정부에서 국세청의 역할은 누락·탈루 세금 징수를 최우선으로 하는 ‘공평과세’에 방점을 찍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서 국세청의 독립성은 외청(外廳)으로 존재하며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고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도 세정과 세무조사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용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납세자에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국세청 정보를 국회 상임위 활동 및 연구 등의 목적으로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것이 필요하며 국세기본법의 개정 등을 통해 납세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많은 정보가 공개될 수 있도록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공정한 인사관리 시스템을 구축,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성과에 따라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내부시스템을 구축하고 발전시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결국 박 당선인은 국세청의 조직에 대한 개선보다는 세법과 세정 운영에 있어 공정함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 200조원이 넘는 세입 목표를 받아든 국세청도 더욱 분주해 질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세입 목표가 늘어남에 따라 세정의 초점을 탈루혐의가 높은 업종과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와 세원 발굴에 맞춘다는 계획을 수차례 밝힌바 있다.
국세청은 내년 세수 확대를 위해 선진국에 비해 낮은 개인 및 법인사업자의 세무조사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역외탈세 등 숨은 세원 발굴과 고액체납자가 숨긴 재산 추적을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내부 조율에 들어갔다.
한편 이날 국세청은 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의 바람에 부응할 수 있는 정책 집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기대 외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세청 간부들은 이날 특별한 일정없이 자리를 지키며 한 해를 정리는 연말 업무에 전념했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선거 과정에서 국세청은 본연의 세무행정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데 주력해 왔다”면서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제 여건이 극히 어려운데 내년에도 행정부 전체가 경제 살리기에 집중해 새 정부를 도와야 할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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