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 관계자는 25일 “한국전력공사에서 공식적인 전기요금 인상신청이 이뤄지게 되면 전기요금 인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박근혜 새누리당 당선인은 유례없는 전력난이 예상되는 올 겨울 전력수급 방법의 일환으로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공약을 내걸었다. 특히 전체 전기수요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 그동안 대기업과 산업체가 저렴하게 사용해 온 산업용 전기요금을 정상수준으로 인상한다는 골자의 ‘에너지 민주화’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 기업들은 다가 올 ‘전기요금 폭탄’에 대한 우려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도 “매번 정부는 전력수급 대책의 일환으로 대기업들의 희생만 강요한다”며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선택형 피크요금제 도입을 통해 충분히 희생을 감수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지난달 16일 정부가 발표한 ‘선택형 피크요금제’도 기업들에게 충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 1월부터 도입되는 선택형 피크요금제는 전력소비가 가장 많은 피크일(월, 목)과 피크시간(오전 10시~12시, 오후 5시~7시)에 전기를 쓰면 최대 5배의 할증요금을 내는 제도를 말한다. 즉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같은 취지로 해당시간에 요금을 비싸게 부과해 전기사용을 줄여보겠다는 복안이다.
삼성SDS관계자는 “이중으로 전기요금을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단순히 요금에 따른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근본적인 전력수급 대책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오르는 만큼 손실을 막기 위해 오히려 공산품 등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산업 부문의 가격경쟁력을 떨어트리는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지적에 지경부 고위 관계자는 “과장된 우려”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생산단가 중 전기요금 비중은 1~2%정도로 극히 적은 수준”이라면서 “설령 전기요금 폭탄을 맞더라도 전체 생산당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62%에 불과하다”며 “산업용 전기요금을 현실화 할 경우 연간 약 7조원 이상의 전기요금을 확보 가능하고, 이를 대체에너지산업 육성에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근혜 정부는 일반 주택용 전기요금의 경우 인상폭을 최소화해 가계부담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전력 공급 확대 측면에서 신재생 에너지의 비율을 높인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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