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이달 초 시진핑 총서기가 허례허식과 비효율이라는 구습 타파를 위해 행사장에 붉은 카펫을 깔고 빼곡하게 화환을 전시하는 행위, 호화판 축하연 등과 같은 8개 항의 지도부 지침을 내놓은 영향이 매우 크다.
홍콩 밍바오(明報) 27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관료사회 화환 수요가 급감하면서 중국 광둥(廣東)성 화훼 도매시장에서 꽃값이 전년 동기 대비 80~90%씩 급락했다.
광저우(廣州) 화훼 도매상과 농가들은 통상 연말연시는 꽃 성수기인데 올해엔 예년에 비해 화분 판매량이 급격이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농가 관계자는 “연말연시만 되면 단체 신년하례와 회의용으로 꽃을 예약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며 “그러나 요즘엔 전체적으로 주문수요가 크게 줄었고 정부 구매부서의 회의용 화분 구매도 눈에띄게 감소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또한 앞서 22일 중국 중앙군사위원회에서도 군대 기강강화를 위한 10개 지침을 발표해 근무시간 음주 금지, 초호화 축하연 등을 금지했다. 중국 군대에서 금주령이 떨어지자 마자 마오타이(茅台)주 등 중국 주류업체들의 주식 가격은 폭락을 면치 못했다.
24일 중국 증시에서 마오타이주가가 5.55% 폭락하며 하루 새 125억 위안(약 2조1500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밖에 양허(洋河) 주가가 4.97% 폭락한 것을 비롯해 우량예(五粮液)·산시펀주(山西汾酒)·루저우라오자오(瀘州老窖) 등 여타 바이주(白酒) 업종주도 3% 이상씩 급락했다.
이와 함께 그 동안 전 세계 불경기 속에서도 중국인의 명품 소비로 나홀로 호황을 누려왔던 명품 시장 역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를 인용해 중국 명품 구매의 4분의 1이 선물용이라며 중국 정부의 사정 여파로 명품시장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고급 외제차 구매 큰 손이었던 관료나 관얼다이들이 공직자 기강 지침으로 구매를 주저하면서 아우디 페라리 등과 같은 고급외제차 판매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최근 들어 중국 누리꾼들에 의해 고위관료들의 명품시계, 명품백으로 치장한 부패한 지방 관료들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부패 관료들이 무더기로 파면을 당한 바 있다.
이밖에 당국의 반부패 바람이 거세지고 공직자 재산공개 움직임도 본격화하면서 중국 탐관오리들이 잇따라 보유한 부동산을 내다팔고 있는 현상도 나타났다.
앞서 중국 화샤스바오(華夏時報)는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에서 현지 공무원이 주택 8채를 무더기로 내놓고, 광둥성 광저우에서 한 관료가 주택 3채를 헐값에 매물로 내놓는 등 전국적으로 정부 관료들의 부동산 매도세가 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 부동산 재벌인 중쿤(中坤)그룹 황누보 회장은 “공직자 재산공개가 시행되면 관료들이 너도나도 보유한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아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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