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LH가 지난해 12월 31일 입주자모집공고를 발표한 장기전세주택의 강남권 사업장 전세보증금을 조사한 결과 같은해 SH가 인근에서 공급한 장기전세(시프트)보다 전세보증금이 최대 7948만원(72.2%)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LH 장기전세주택 공급지역은 서울강남 A5블록(370가구)과 서울서초 A3블록(250가구), 고양원흥 A3블록(384가구)으로 오는 1월28일부터 신청접수가 시작된다. 당첨자는 최장 20년간 전세로 거주할 수 있는 공공 장기전세주택이다.
LH가 발표한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자곡동, 세곡동 일원의 서울강남A5블록 장기전세주택 전용 59㎡의 전세보증금은 1억9800만원이다. 같은 해 SH공사가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가주택으로 공급한 강남구 세곡동 ‘세곡리엔파크’ 2~3단지 시프트 물량 전용 59㎡의 전세보증금은 1억1919만원~1억2658만원 보다 56.4%~66.1% 비싼 금액이 책정됐다. LH의 서울강남A5블록과 SH의 세곡지구는 반경 1.5km 이내로 도보 약 20분 거리다.
서울 서초구 우면동 A3블록에 공급되는 LH 장기전세주택 물량은 양재대로를 사이로 SH공사의 장기전세주택 ‘서초네이처힐’ 단지와 마주보고 있다. 입지상 반경 500m 이내 거리로 도보 5분~10분 거리에 불과하지만 임대보증금은 전용 59㎡ 기준으로 LH는 1억8960만원, SH는 1억1012만원~1억3313만원으로 최고 72.2% 높은 금액이 책정됐다.
또 LH가 책정한 20%의 계약금도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강남구 자곡동·세곡동, 서초구 우면동의 LH 전세주택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각각 3960만원, 3790만원의 계약금이 필요하다.
전세보증금이 부족해 은행 대출을 이용하려고 해도 통상적으로 계약금을 납부한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해야 전세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세주택에 당첨이 되더라도 입주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SH가 공급한 장기전세주택은 계약금이 전세보증금의 10%이다.
나인성 리서치 팀장은 "LH 장기전세주택에 입주 가능한 소득제한선은 월평균 424만8619원(3인 이하)인데 보증금을 모으려면 제한소득을 한푼도 쓰지 않고 45~47개월간 저축해야 한다”며 "LH의 가격 책정여파가 향후 SH 등 공공이 공급하는 임대주택의 임차료 인상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SH의 경우 최초 국민임대 단지로 승인 받았다가 주변시세의 50~60% 수준에서 30년 임대를 기준으로 보증금과 임대료를 받도록 한 부분이 전액 보증금으로 전환된 것"이라며 "LH의 장기전세주택의 경우 임대주택법 시행규칙을 보면 임대보증금은 시중전세시세의 80%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국민임대 주택과 개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SH의 우면, 세곡지구 장기전세는 국민임대를 장기전세로 전환해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70%이하인 국민임대 입주대상자에게 공급하고, LH 장기전세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120%이하인 무주택세대주에 공급하므로 입주대상자가 서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장기전세 관련 인터넷 카페 등에서는 ‘SH도 LH 따라갈까 겁나네요’ '소득과 전세금의 되리가 상당하네요. 설마 대출 많이 하라는 얘기는 아니겠죠?’ 등 이번 LH 장기전세주택 가격에 대한 비난 글이 상당 수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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