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우울증으로 생후 2개월 된 아들 살해한 여성 집유 5년

아주경제 박초롱 기자=산후우울증 때문에 생후 2개월 된 아들을 살해한 여성에게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됐다.

3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는 산후우울증으로 생후 2개월 된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A(30·여)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A씨에게는 보호관찰 1년, 보육원·장애인시설 봉사활동 320시간, 심리치료강의 80시간 수강 명령이 내려졌다.

A씨는 지난해 8월 14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자택에서 침대에 누워 있는 아들의 목 부위를 양손으로 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살해 몇 시간 전에도 베개로 아들의 얼굴을 눌러 아들이 울면 안고 달래는 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의 아들은 생후 1개월 26일째였다.

두 차례의 유산을 경험한 A씨는 임신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상태에서 아들을 가져 임신 기간에도 불안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산 후에도 아들이 자폐아인지 의심하면서 우울증이 심해져 정신과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3일간 복용하기도 했다.

이를 미루어 재판부는 A씨가 자살 충동과 아들에 대한 적대감에 휩싸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무겁지만 피고인이 초범인 점, 범행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계속 치료를 받도록 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하면 양형 기준에서 권고하는 형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