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이푸 교수는 최근 한 강연에서 중국경제가 향후 20년간 계속 고속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글 린이푸(林毅夫) 베이징대 교수<인민왕 제공>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시대를 맞아 중국경제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띄게 될지 중국 안팎으로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럽위기와 미국 경제침체로 수출이 둔화하고 기업투자가 위축되면서 중국 경제도 본격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들어 중국 경제의 하강압력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그만큼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 진작의 필요성도 높아가고 있다.
세계 경제 전망은 2013년 올 한해도 과히 낙관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중국의 수출은 다소 회복세를 타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연간성장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고정자산 투자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 주택착공수량, 토지 거래 등 부동산 시장도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기업의 투자심리가 위축돼 대출수요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산업 증가치 증가속도는 전월 대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외의 기타 지역은 공업이 경제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므로 공업 증가세의 하락은 경제 성장의 침체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바로 이런 상황에 중국 국무원 상무회의에서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은 수출의존도가 비교적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세계경제 불황에 따른 수출하락은 곧바로 경제성장 둔화로 직결된다. 문제는 지난 시절 재정 정책이 마무리 단계에 있기 때문에 투자견인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인데, 현재의 경제성장 둔화가 이런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추진하고 나서야 한다.
이런 정책들을 시행할 때는 지난 2008년 중국 정부의 4조 위안 부양책 추진과 그 결과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 지난 2008년, 자연재해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중국경제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대위기에 직면했었다.
이에 따라 2008년 11월 15일, 중국정부는 내수진작 ‘4조 위안 경기부양대책’을 출범시키면서 전면적인 확장성 정책, 경제성장 자극으로 경제성장 방식을 전환했다. 기초 인프라 건설과 재해복구가 4조 위안 경기부양 계획의 주요내용에 포함됐으며, 철도, 도로, 공항, 도농 송전망 건설이 투자계획의 대부분인 1/3를 차지했다.
당시 4조 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으로 중국의 GDP는 성공적으로 ‘8%’ 성장을 유지했고, 국민들은 자신감을 얻었으며 경제성장도 이루었다. 하지만 일련의 부작용도 잇달아 나타나고 있는데, 중국의 CPI 연쇄지수는 2009년 7월 바닥을 치고 상승하면서 2010년 11월 처음으로 5%대를 돌파했고, 동기대비 5.1% 상승했다.
이중 식품류 가격과 주거관련 가격상승이 전체 물가상승을 이끌었고, 2011년 7월의 CPI 동기대비 상승지수는 무려 6.5%에 달해 3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4조위안의 경기부양 후 4년이 흐른 지금 이 정책은 중국이 비교적 빠른 성장을 할 수 있게 했다. 만약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없었다면 글로벌 경제 불황 속에서 중국경제의 빠른 성장은 없었을 것이고, 실업률은 더 심각해졌을 것이며, 사회문제도 훨씬 많이 발생했을 것이다. 중국은 대외경제 의존도가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2008년 말에서 2009년 초 까지 연해지역의 수출이 감소하자 한동안 취업인구가 2000만 명이나 줄어들었다.
모든 문제는 ‘양날의 검’과 같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 추진결과 좋은 실적을 많이 거두기는 했지만 개선해야 할 곳도 당연히 있다. 과감한 재정 부양에 사용한 4조 위안의 정책 자금중 정부 지출은 1조 위안에 불과하고 기타 3조 위안은 모두 은행대출과 통화 완화 정책으로 조달한 것이었다.
통화정책과 신용대출을 늘리는 정책을 시행하면 시중의 유동성이 증가하기 마련인데 문제는 바로 그 유동성의 흐름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과도한 인플레이션 압력, 부동산 가격 폭등 등의 정책 부작용과 경제사회의 제반 후유증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중국의 지난 2000년대 말 재정부양은 명목상으로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이었지만 사실은 통화정책을 위주로 하고 재정정책으로 보조하는 조합식 부양책이었다. 중국이 다음번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때는 이러한 정책을 교훈으로 삼아 재정정책의 비중을 확대하고 통화 정책을 부분 가미하는방향으로 경기부양을 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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