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환율 1000원 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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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1-0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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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연초부터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환율이 연내 달러당 1000원 아래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아직까지는 올해 환율이 1050원 선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주요국들이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추가 환율 하락 압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3일 "경상수지가 계속 흑자이고, 전 세계적 양적완화 기조가 유지되면 주식이나 채권 자금이 들어올 것이 확실하다"며 "이 경우 돌발악재가 있지 않다면, 환율은 더욱 하락해 1000원 선 아래로 내려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화가 올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은 공통되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에 달러당 1050원을 뚫고 내려가 1030원 정도까지 하락했다가 연말에는 1050원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미국 재정절벽 불확실성 완화와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 등을 이유로 들었다.

KDB대우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1060원, 연말에 105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환율 변동폭이 예상보다 커질 것이라면서 전망치 하향조정을 검토 중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1035원으로 추산했다. 오석태 SC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환율이 달러당 1060원대인데 향후 1년간 40원 빠진다는 것은 완만한 것"이라며 "내년에도 원화절상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연구소들이 예상한 환율 수준도 이와 비슷했다. LG경제연구소와 한국금융연구원은 각각 연평균 1050원, 현대경제연구원은 1060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연평균 1050원, 연말 1020원을 전망치로 각각 제시했다.

이 같은 원화 강세가 올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80%에 이르는 상황에서 급격한 원화 강세는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및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원화 강세로 인한 피해는 환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더 클 전망이다.

한국무역보험공사가 380개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손익분기점 환율은 1102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의 손익분기점(환율 1059원)보다 43원이나 높다. 손익분기점 환율이란 적자를 감내하면서까지 수출계약을 이행하게 되는 한계환율을 말한다.

한계환율보다 환율이 떨어지면 그만큼 해당 기업의 적자폭은 늘어난다. 대기업들은 그나마 버틸 만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은 지난해 11월 실시한 선물환 포지션 한도 축소에 이어 추가 규제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원화가치 상승에 대해 "적극적이고 단계적인 대응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먼저 당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선물환포지션 관련 추가 규제다. 지난해 11월 당국의 조치로 올해부터 외국환은행 선물환포지션 비율 한도를 국내은행의 경우 40%에서 30%로, 외국은행 지점의 경우 200%에서 150%로 25%씩 줄이게 됐다.

포지션 한도 산정기준일을 현행 월평균에서 매 영업일로 바꿔 하루에 대규모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을 차단하는 방법도 유력하다. 이밖에 역외선물환(NDF) 규제나 외환건전성부담금 상향조정·대상 확대 등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단기성 외환거래에 세금을 부과해 급격한 자금 유출입을 막는 토빈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토빈세 도입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있어 확률이 낮은 상태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거래일째 하락세를 보이며 전일보다 2원 빠진 1061.5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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