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소속이었던 헤이글 전 의원의 국방장관 지명에 공화당이 반발하는 것은 그가 보여준 이스라엘과 이란에 대한 태도 때문이다.
린지 그래함(공화) 연방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헤이글은 미국 역사상 국방장관에 지명된 후보 중에서 가장 반이스라엘 입장을 견지한 사람”이라며 6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보수적인 폭스뉴스의 브릿 흄 수석 정치평론가도 이날 “오바마의 선택은 이상하다”며 “그렇다고 헤이글이 대단한 외교적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다”고 깎아 내렸다.
지난주 재정절벽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일등공신이었던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헤이글은 매우 공정한 인사청문회를 거칠 것”이라며 “공격적인 질문이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헤이글은 이스라엘을 향해 팔레스타인과 합의할 것을 종용했는가 하면, 대이란 제재안에 반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보수 쪽에서 그의 지명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베트남 참전용사인 헤이글은 최근 잡지 ‘베트남’과 갖은 인터뷰에서 “난 군대를 사용하지 말자는 평화주의자가 아니다”라며 “그렇지만 무력 사용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이고, 무의미한 전쟁을 피하고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헤이글은 상원의원 시절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공 권한을 부여하는 찬성표를 행사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이후 전쟁이 진행되면서 두 전쟁을 강하게 비판, 동료 공화당 의원들과 사이가 벌어지게 됐다. 반면 그 일을 계기로 민주당 의원들은 헤이글 의원과 매우 가까운 사이가 됐다.
그는 또한 2006년 저자이자 애론 데이비드 밀러 전 국무부 중동 평화 협상책과의 인터뷰에서 “유대인들이 너무 공격적으로 여기 사람들(워싱턴 정치인들)에게 로비를 한다”며 “난 미국 상원의원이지 이스라엘 의원이 아니다”고 강하게 발언, 친이스라엘 입장을 견지하는 정치권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런 헤이글의 입장을 가리키며 그래함 대표는 “솔직히 말해 헤이글은 주류 견해를 대변하지 않는다”며 “특히 외교 정책에서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헤이글의 국방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공화당은 그의 과거 행적과 발언, 앞으로 대중동 정책 등과 관련한 공격적인 질문을 쏟아낼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그의 인준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 오바마 대통령에게 큰 부담일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백악관 관계자는 “빠르면 7일(현지시간) 헤이글 전 의원을 리언 페네타 국방장관 후임으로 지명할 것”이라고 로스앤젤레스타임즈(LAT)를 통해 밝혔다. 패네타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하면 퇴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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