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내 6500여가구가 입주한 한솔동 첫마을의 경우 아파트 매물이나 전세를 찾아보기 어렵다.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이용해 세종청사에 통근할 수 있는 충북 청원군 오송읍 KTX오송역 인근이나 대전 유성구 노은동 노은지구까지 매매가와 전셋값이 동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세종시 청사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매매·전셋값 급등 현상이 인근 지역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며 "주택 공급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주택대란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매매·전세 실종…"물건 없다보니 부르는 게 값"
지난해 6월 입주를 시작한 한솔동 '첫마을 6단지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형 매매가는 2억9000만~3억원 선으로 한달 새 1000만~2000만원 올랐다. 분양가보다 6000만~7000만원 가량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셈이다.
바로 옆 '첫마을 7단지 래미안' 단지내 상가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는 "입주 가능한 매물은 아예 없고 전세를 낀 물건만 조금 남았다"며 "매물이 워낙 없다보니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전셋값도 분양가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고 있다. 대부분 한달 새 1000만원 이상 올랐다. 하지만 전세 물건이 많지 않아 대기 수요만 넘쳐난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한솔동 형제공인 강성우 실장은 "첫마을 6단지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형 전셋값은 대출 융자 규모에 따라 1억8000만~2억30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며 "공무원 이전 수요뿐만 아니라 인근 충남·대전 지역 주민들까지 대거 몰리면서 세종시 일대는 심각한 전세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 첫마을에서 입주를 끝낸 아파트는 총 6520가구. 이 중 60~70%가 대전·충청권 주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세종시가 유명 학군으로 떠오르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이 세종시로 많이 옮겨왔다"며 "이르면 올 연말부터 세종시내 민간 분양 단지 입주가 본격 시작되기 때문에 향후 몇년 간은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매매·전셋값 상승세가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송·광명 등 KTX 따라 집값 '들썩'
세종시 인근 지역 부동산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세종시로 진입하려는 수요는 넘치는 데 공급 물량이 달리면서 인근 지역 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정부세종청사까지 BRT를 이용해 20분만에 출퇴근할 수 있는 KTX오송역 인근 지역 전세시장은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가격이 연일 치솟고 있다. 충북 오송읍 '오송 호반베르디움' 전용면적 84㎡형 전셋값은 1억7000만원 선으로 올해 초보다 1000만원 가량 뛰었다. 이 아파트 매매가 역시 한달 새 1000만~1500만원 올라 2억6000만~2억7000만원 선이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세종시에 집을 구하지 못한 공무원들이 이곳으로 많이 옮겨 왔다"며 "현재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에게서 걸려오는 매매나 전세 문의 전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와 BRT로 연결되는 대전 유성구 노은지구 부동산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지족동 '열매7단지 현대1차' 전용면적 84㎡형은 3억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보다 많게는 2000만원까지 올랐다. 전셋값도 1000만원 가량 올라 2억~2억2000만원 수준이다.
KTX광명역 인근 지역 주택시장도 강세다. KTX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공무원들이 이동 거리를 줄이기 위해 서울역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광명역 인근 지역 주택을 많이 찾기 때문이다.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 '광명역세권 휴먼시아 4단지' 전용면적 84㎡형 매매가는 최근 6개월 새 2000만~3000만원을 올라 4억2000만~4억4000만원을 호가한다. 이 아파트 전셋값도 2억4000만원 선으로 강보합세다.
소하동 광명공인 소일호 대표는 "광명역에 대형마트(코스트코)까지 들어서면서 생활권이 좋아졌고 인근 기아자동차 직원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원룸 월세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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