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국산 의존도를 고려해 관세가 낮을 것이라는 데 업계는 희망을 걸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20일 태양광 폴리실리콘(태양전지 핵심소재)덤핑조사 예비판정을 발표한다. 이어 5월 20일에는 최종판정을 한다. 이번 조사는 사실상 중국과 무역마찰을 빚은 미국과 유럽이 표적이지만 한국도 조사대상에 포함돼 있다.
장기화된 업황침체로 국내에선 OCI만 공장을 가동 중이다. 그나마 OCI도 대중국 수출이 많아 덤핑관세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지금은 공장을 꺼둔 한국실리콘과 웅진폴리실리콘, KCC도 재가동시 부담이 된다. 내년에 상업가동하는 삼성정밀화학과 한화케미칼도 무관하지 않다. 관세 부과 후 가동한 공장도 재조사로 관세가 책정되기 때문. 시장 전문가는 “업체별로 요율은 다를 수 있지만 관세는 부과된다”면서 “내년 신규공장도 작게라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다만 관세부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중국의 한국산 수입의존도가 높고 분쟁을 겪고 있는 미국·유럽과는 입장이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은 자국 수요의 40% 정도를 수입해왔는데 지난해 11월 한국·미국·독일 3개국 수입량이 전체 수입의 85.97%를 차지했다. 이 중 한국산은 26.1%로 독일(19.5%)을 앞섰다.
OCI측은 “장기계약으로 판매해 스팟거래보다 공급가격이 훨씬 높다”면서 덤핑판정을 피해갈 것을 기대했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서재홍 팀장은 “덤핑관세가 아예 면제되진 않더라도 미국과 유럽보다는 낮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산에 덤핑관세를 부과하면 중국내 경쟁사인 GCL과 LDK는 득을 보지만 잉리·썬텍 등 다수 수요업체들은 원료 수입가가 높아진 피해를 본다”면서 “중국 정부가 이 점을 간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역설적으로 관세문제는 수입가가 오를 것에 대비한 중국 수요업체들의 재고확충을 불러와 폴리실리콘 시황 반등효과를 낳고 있다. 덕분에 손익분기점 압박을 받던 OCI 등은 다소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오는 6월과 12월에는 유럽이 중국산 웨이퍼·셀·모듈에 대한 덤핑조사 예비판정과 최종판정을 각각 발표한다. 이는 오히려 한화, 웅진, 넥솔론 등 국내 제조업체들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는 독일 큐셀을 인수해 유럽수출 전초기지를 확보했다. 유럽내 중국산 유입이 줄어들면 이득이다. 유럽 관세장벽을 피하기 위한 중국의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문의도 국내 업체들에 쇄도하고 있다.
웅진에너지 관계자는 “미국 때보다 유럽이 훨씬 큰 반향을 불러왔다”면서 “이미 중국업체들이 OEM 등 대책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중국산 셀·모듈 수입은 덤핑관세로 지난해 10월과 전년동기비 80% 줄었다”며 “유럽은 연간 태양광 설치수요가 17.18GW에 달해 미국(2.3GW)보다 훨씬 큰 시장이고, 덤핑조사 대상(웨이퍼 포함)도 넓어 중국업체들이 비상형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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