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박 당선인이 선봉에 섰다.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국무총리 후보에서 사퇴한 직후 현행 청문회 제도의 문제점을 연일 지적하면서다. 박 당선인은 신상털기식 검증 문제를 짚으면서 능력이나 소신, 철학을 펼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여당에선 인사청문회법 개정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신상 문제는 비공개로 하고, 업무능력과 정책 검증은 공개적으로 하는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미국식 청문회를 벤치마킹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도덕성 문제를 간과하고 그냥 정책 검증만 할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미국은 철저한 사전검증을 통해 공직 후보자를 지명하는 시스템을 갖춘 나라다. 대통령직 인수위는 물론 백악관·공직자윤리위원회·연방수사국·국세청 등 정부의 정보기관이 총동원돼 공직후보자의 재산 현황과 납세, 전과 등을 샅샅이 살핀다. 심지어 가사도우미 고용이나 과거 7년간의 이웃 평판 조사 등도 병행한다. 이 같은 검증을 통해 후보자의 일상이 죄다 드러난다. 이 때문에 내각 구성이 통상 6개월 이상 걸리는 것이다.
개인적 의혹만 제기하는 청문회도 문제지만 도덕성을 간과해버리는 청문회도 문제다.
새누리당도 청문회법을 고치는 작업에 착수하기 전에 과거 야당 시절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부동산 투기나 위장전입 의혹은 물론 학자 출신 인사의 자기 논문 표절 의혹까지 문제 삼아 공직자 후보를 줄줄이 낙마시켰다.
물론 2000년 도입된 인사청문회에 대한 문제제기나 점검은 필요하다. 그러나 인사검증의 기본방향이 훼손돼선 안 된다. 철저한 사전 검증을 한 뒤 후보자를 지명하고 국회에서 후보자의 신상을 검증한 다음 정책에 대한 공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김 위원장에 대해서도 재선 형성과정이나 부동산 투기의혹에 대해 철저한 사전 검증을 했다면 불명예 낙마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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