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공정거래위원회 제공 |
7일 국회 정무위원회 노회찬 진보정의당 의원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할부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최근 상조업체 간 인수합병으로 인해 소비자피해가 다량 발생하고 있는 추세에서 부조리성 상조서비스를 규제하기 위해 정부는 2010년 9월 할부거래법을 개정했지만 해약환급금 지급거부 등으로 인한 피해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아울러 휴·폐업에 따른 환급금 반환 문제는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부실업체 정리에 따른 후유증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부산 H상조 대표 조모(52)씨의 경우는 지난해 5월 부산의 한 상조회사를 헐값에 인수해 상호를 변경했다. 자본금은 3억원으로 시작한 해당 업체는 회원을 모집하다가 갑자기 폐업했다.
알고 보니 회원들의 돈을 유용해오다 패업처리 후 도망간 것. 결국 쫓기던 조씨는 허위 사망진단서를 제출하는 수법으로 법망을 피하는 ‘꼼수’를 부리다 덜미가 잡혔다.
또 상조업체가 다른 상조업체에게 회원을 인도·인수하는 과정에서 할부거래법을 위반한 미래상조119·두레상조·희연상조 등 3개 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되면서 올해 초 검찰 고발됐다.
특히 미래상조119는 23개 상조업체로부터 회원을 인수받는 과정에서 법정보전비율을 준수한 것처럼 거짓자료로 기만했다.
이 회사가 인수한 회원만 9만5057명 규모다. 매달 회원이 납부하는 돈이 쌓이고 있지만 증가한 선수금을 반영하지 않기 위해 거짓자료를 신한은행에 제출하는 사기 행각을 부려왔다.
또 법정 보전비율에 따른 보전조치를 하지 않았으면서도 거짓·과장 사실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농락을 부렸다. 현재 해당 업체는 악의적 행위로 공정위 처벌 후 검찰 손에 넘어간 상태다.
이렇듯 국내 상조 업체들의 비리는 한두 번이 아니다. 노인 계층들이 밀집해 살고 있는 시골에는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쌈짓돈을 모아 상조에 가입하는 경우가 흔하다.
연로한 부모를 모시고 있는 젊은 층도 장례비용의 목돈 부담에 상조를 가입하는 경우가 보편화된 추세다. 고령화 등 평균 수명이 높아지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운명을 맞이할지 몰라 장례가 필요한 대부분의 국민이 예비 가입자인 셈이다.
하지만 상조가입이 늘어날수록 사기, 배임, 해약 거부, 폐업 등 ‘비리 백화점’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서민들이 추후 장례를 위해 매달 2, 3만원씩 붓고 있지만 고스란히 상조 대표의 호주머니 속에서 장난질 당하기 일쑤였다.
이번에 발의된 할부거래법 개정안은 현실적으로 문제 시되는 요인들을 담아냈다.
개정안을 보면, △선불식 할부계약의 정의를 분명할 것 △선수금 5억원 이상 상조업체는 외부회계감사 의무화 △선불식 할부거래 업체의 임직원·지배주주는 부적절한 자산운용 금지 △휴업 3개월 초과 시 시·도지사 직권으로 등록 말소 △변경된 상호·주소·전화번호·전자우편주소·대표자 이름 의무 고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할부계약 인수 시 소비자 설명 및 서면 동의를 받도록 했다.
이어 인수받은 할부계약과 관련한 모든 의무도 승계되며 △소비자가 원하는 경우 자신의 선수금 현황에 관한 열람이 가능하고,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 등의 예치기관은 상조업체의 선수금 증명서류를 확인한 후 예치금을 입금 또는 반환 △선불식 할부거래업자가 선수금 보전계약을 체결한 후 법정 선수금 보전비율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 시정명령, 영업정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이 주요 골자다.
노회찬 의원은 “상조업체의 선수금 보전실태 등에 대한 공정위의 감독강화를 촉구해왔고, 소비자단체 등으로부터 피해사례에 대한 개선방안을 검토, 이번 개정안이 마련됐다”며 “상조소비자들을 보호하고 상조업체의 투명하고 건전한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조속히 법 개정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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