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당수가 이끄는 민주당이 하원에서 득표율 29.5%를 차지해 제1당을 차지했다. 선거법에 따라 하원의원 630명 의석의 55%를 확보하게 됐다. 성추문으로 총리직에 물러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자유국민당은 29.1% 득표로 근소한 차이로 2위로 밀려났다. 반긴축을 외친 베페 그릴로의 오성운동은 25%를 차지해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상원에서 어느 정당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31.6%의 득표율을 차지해 자유국민당(30.6%)를 근소하게 앞섰다. 그러나 과반인 158석을 확보하진 못했다. 오성운동은 23.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315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상원 선거도 제1당이 한당된 의석의 55%를 차지한다. 지역 할당이기 때문에 전체 득표에서 앞서도 의석 수가 많은 주에서 패배하면 의석 수에서 밀려난다. 상원 의석 수가 가장 많은 롬바르디아주에서 자유국민당의 승리가 확실시됐고 시칠리아나 캄파니아에서도 자유국민당이 우세다.
민주당은 120~121석을 확보할 전망이다. 마리오 몬티 총리의 중도연합과 힘을 합쳐도 141석에 그쳐 과반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자유국민당도 113~123석을 가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출구조사에서 민주당이 하원과 상원 모두 승리할 것으로 나타났으나 개표 결과는 경합을 이루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긴축조치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주요 경합지에서 자유민주당의 표가 우세했으며 긴축을 이끈 몬티 총리의 중도연합은 4위에 그쳤다. 전체 투표율도 2008년(62%)보다 하락한 55%에 그쳤다. 앞으로 긴축정책을 실행하는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금융시장은 바로 요동쳤다. 이날 10년만기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전일대비 0.04% 상승해 4.495에 마감했다.이날 하루독일 국채와 스프레드는 255bp에서 280bp까지 벌어졌다. 유로화 역시 달러 엔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S&P500 지수도 1.8% 하락했다. 금융시장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고 몬티의 정당이 공조를 통해 개혁을 지속하길 기대했으나 재총선이 점쳐지면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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