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총선 '혼란'… 금융시장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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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2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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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이탈리아가 총선 결과 안정적인 정부구성이 불가능해졌다. 중도좌파 민주당이 하원에서 승리했으나 상원에서 어느 정당도 과반 확보에 실패, 재선거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 시민들이 정부의 긴축정책에 등을 돌렸음을 확인했다. 그동안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 회복 전망에 잠잠했던 금융시장은 다시 요동쳤다.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당수가 이끄는 민주당이 하원에서 득표율 29.5%를 차지해 제1당을 차지했다. 선거법에 따라 하원의원 630명 의석의 55%를 확보하게 됐다. 성추문으로 총리직에 물러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자유국민당은 29.1% 득표로 근소한 차이로 2위로 밀려났다. 반긴축을 외친 베페 그릴로의 오성운동은 25%를 차지해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상원에서 어느 정당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31.6%의 득표율을 차지해 자유국민당(30.6%)를 근소하게 앞섰다. 그러나 과반인 158석을 확보하진 못했다. 오성운동은 23.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315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상원 선거도 제1당이 한당된 의석의 55%를 차지한다. 지역 할당이기 때문에 전체 득표에서 앞서도 의석 수가 많은 주에서 패배하면 의석 수에서 밀려난다. 상원 의석 수가 가장 많은 롬바르디아주에서 자유국민당의 승리가 확실시됐고 시칠리아나 캄파니아에서도 자유국민당이 우세다.

민주당은 120~121석을 확보할 전망이다. 마리오 몬티 총리의 중도연합과 힘을 합쳐도 141석에 그쳐 과반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자유국민당도 113~123석을 가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출구조사에서 민주당이 하원과 상원 모두 승리할 것으로 나타났으나 개표 결과는 경합을 이루었다.

이번 선거에서는 무엇보다 정부의 긴축조치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주요 경합지에서 자유민주당의 표가 우세했으며 긴축을 이끈 몬티 총리의 중도연합은 4위에 그쳤다. 전체 투표율도 2008년(62%)보다 하락한 55%에 그쳤다. 앞으로 긴축정책을 실행하는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금융시장은 바로 요동쳤다. 이날 10년만기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전일대비 0.04% 상승해 4.495에 마감했다.이날 하루독일 국채와 스프레드는 255bp에서 280bp까지 벌어졌다. 유로화 역시 달러 엔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S&P500 지수도 1.8% 하락했다. 금융시장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고 몬티의 정당이 공조를 통해 개혁을 지속하길 기대했으나 재총선이 점쳐지면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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