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혼돈에 빠진 이탈리아 총선의 진정한 패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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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2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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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이탈리아가 단숨에 유럽 금융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탈리아 총선에서 연립정부 구성이 실패로 돌아갔다. 어느 정당도 과반을 넘기 힘든 상황이다. 게다가 긴축을 외쳤던 마리오 몬티 전 총리 정당은 10%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패자로 낙인됐다. 반면 '반긴축·반유로'를 표방한 전직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의 오성운동은 25%의 지지로 급부상했다.

예기치 못한 결과에 금융시장은 바로 요동쳤다. 올해 경기회복 기대감에 안정을 찾던 금융시장에 날벼락이 떨어진 것이다. 이탈리아 증시를 비롯해 유럽 주요 증시는 2% 이상 곤두박질쳤다. 채권시장도 흔들렸다. 투자자들은 이탈리아 국채를 투매하기 시작하며 국채 수익률은 다시 치솟았다. 여파로 스페인·포르투갈 국채도 약세로 돌아섰다.

재정위기국 채권 매입에 팔을 걷어붙인 유럽중앙은행(ECB)의 노력도 물거품이 됐다. ECB뿐만 아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한 유로 리더들도 충격을 받았다. 반긴축에 대한 결집이 이러한 위력을 나타낼지 몰랐을 것이다. 유권자들이 긴축에 반대한 정치 세력을 강하게 지지했다. 유럽 재정위기의 해답은 긴축이라고 주장한 리더들이 외면을 당하는 장면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칼럼을 통해 선거의 가장 큰 패자는 마리오 몬티라고 진단했다. 경제 전문가인 몬티 전 총리는 성추문·부패 등 각종 스캔들로 얼룩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보다 신임을 잃었다. 혹독한 경기침체는 유권자의 마음을 혼란하게 만들었다. 이는 이탈리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페인·그리스 등 유럽 전체에 던지는 경고 메시지다. 이미 유럽 재정위기가 재현된다는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패자는 몬티를 비롯한 유로 리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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